법 개정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
반도체 사이클로 예상 밖 증시 성과
증시 약세되면 여론 악화 불가피
李대통령 "조정 없이 올라 불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해 임기 내 코스피 5000포인트에 다가서겠다는 이재명 정부 구상이 예상치 못한 반도체 사이클로 헝클어졌다.
'반도체 투톱'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한때 7000고지까지 넘봤던 만큼, 정부 예상을 뛰어넘는 주가 흐름이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뒤늦게 국장에 뛰어든 개미들이 손해를 볼 경우, 민생 성과를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약 30조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23조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야수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개미들의 최근 행보는 고위험 투자 성향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금융당국이 개미를 겨냥해 레버리지·인버스 투자 위험성, 반대매매 가능성, 증권담보대출 유의사항 등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급락 흐름에서 매수세를 키워 급등 국면에 차익을 실현하는 '학습효과'가 반복됨에 따라 개미들의 위험 감수 수위는 높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했던 지난 23일 개미들은 코스피에서만 약 9조원을 순매수했다.
미국·이란 휴전 기대감이 부상한 전날에는 약 2조원을 순매도하며 일부 차익실현에 나섰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8.29 포인트(1.59%) 오른 5642.21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전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추후 물가 상승,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부각될 경우, 증시 하방 압력은 강화될 수 있다.
만약 지방선거 국면에 관련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정부·여당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 제한을 사실상 없앤 데다 코스닥 활성화 등 증시 체질 개선까지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기관 투자자들이 개미들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도체 사이클이 종료되고 각국 금리 인상이 본궤도에 오를 이재명 정부 임기 후반부, 증시 약세가 현실화하면 여론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5000피, 6000피 국면에서도 돈을 잃은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느냐"며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이 대통령 주재 간담회에서 "개인 투자자들을 만나 보면, 지수(코스피)가 2500에서 6300으로 올랐는데 손해 봤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인버스 ETF하고, 신용 레버리지 매수해서 깡통 차고, 패닉 매도·흥분 매수하며 거꾸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류 대표 발언을 듣던 중 헛웃음을 내뱉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간담회에서 "작년 (코스피가) 2500~2600선에서 정말로 쉬지 않고, 조정다운 조정 없이 6000 중반까지 올라갔는데, 사실 매우 불안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증시 성과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해당 간담회에서 5000피 성과를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고 활성화되는 건 대한민국 경제·산업 발전에 정말 중요한 요소다. 우리 하기에 따라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정상 평가를 넘어 프리미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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