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상경제 대응방안 발표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급등에 대응해 이달 27일부터 경유 유류세 인하폭을 현행 10%에서 25%로 대폭 낮춘다. 휘발유도 7%에서 15%로 추가 인하한다.
정부는 26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중동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전쟁 4주차에 접어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브렌트유가 배럴당 99억2000만달러(25일 기준)까지 올라 2월 27일 대비 41% 급등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유류세 추가 인하…최고가격제 확대
유류세 인하는 이달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적용된다. 리터당 추가 인하폭은 휘발유 65원, 경유 87원이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선박용 경유까지 적용 대상을 넓혔다. 화물·버스를 대상으로 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비율은 4월까지 한시적으로 50%에서 70%로 상향한다. 고유가 지속 시 추가 보조금 지급 근거 마련을 위해 화물자동차법 등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알뜰주유소 전체 1318개소를 대상으로 가격 변동폭을 전수조사하고, 고가 판매 주유소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정유사 담합 혐의 조사도 신속히 진행하고, 최고가격 변동 전후 기간 중 전국 주유소 담합 조사를 시행한다.
민생물가 특별관리 품목은 23개에서 43개로 늘렸다. 공산품·가공식품 전반과 시설농산물, 택배이용료, 외식서비스 등 20개 품목을 추가로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상반기 중앙공공요금을 동결하고, 택시·시내버스·지하철 등 지방공공요금도 지방정부와 협조해 상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관리한다.
공급망 위기대책본부 가동
정부는 25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범부처 합동 공급망 위기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국장급이 품목별 실무대책반을 맡고, 외교부는 해외 동향 및 대응지원반을 운영한다.
공급망기금 내 ‘중동 피해대응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대체 수입과 긴급운영자금 등에 1조5000억원 지원을 목표로 한다. 대출 심사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피해기업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며, 심사기간을 기존 대비 최대 3주 단축한다.
중동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나프타는 지난 23일 공급망법상 위기품목으로 지정됐다. 27일부터 수출통제 등 긴급 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고, 공급망기금 저리융자와 수입 신용장 한도 확대도 추진한다.
요소·요소수는 27일부터 매점매석 금지를 시행하고 불법·부당행위 단속에 나선다. 베트남·일본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공공비축 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할 방침이다. 알루미늄은 8000톤을 추가 구매하고 연간 공급계약을 1만 톤에서 1만2000톤으로 확대한다.
피해기업·취약계층 금융지원 4조원 이상 확대
피해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기존 20조3000억원에서 24조3000억원으로 4조원 이상 늘린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 5000억원, 수출입은행이 3조원을 추가 공급한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에는 최대 2.2%포인트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일시적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25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보증 비율을 85%에서 95%로 높인다. 매출이 15%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에게는 최대 7000만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농어민을 위해서는 무기질 비료 원료구입자금 2000억원과 어업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영업용 화물차 및 노선버스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1개월간 면제한다. 쌀·계란·고등어 등 가격 상승 품목을 중심으로 150억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을 최대 50% 확대한다.
수출 물류 지원을 위해 기존 수출 바우처의 물류비 지원 한도를 최대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린다. 긴급 수출바우처를 통해 위험할증료·우회운송비 등도 별도 한도로 지원하며, 신청 후 3일 내 지원을 결정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한다.
외환·금융시장 24시간 모니터링
정부는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지 않도록 24시간 외환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자금 유입 상시 점검체계를 가동하고,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전담 조직도 재정경제부 내에 구성한다.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바이백 5조원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하고, ‘100조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적극 집행한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운용 규모 확대 방안도 사전 준비한다.
금융권 전반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4월 중 완료할 예정이다. 중동전쟁 진정 시까지 관련 가짜뉴스와 시세 교란에 대한 집중 감시기간을 유지하고,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 및 주가조작 합동대응단 강화를 병행한다.
구 부총리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하에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중동전쟁이 종결돼 세계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물가, 공급망, 취약부문, 외환·금융시장 등 전 분야를 한 치의 빈틈없이 점검하고 필요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 부처가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