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연대 제안 모두 막혔다…한국앤컴퍼니 '압승' [주총]

경기(성남) =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3.26 16:53  수정 2026.03.26 16:53

감사위원 선임 ‘3%룰’ 접전에도 회사측 후보 선임

이사 수 축소·결격 사유 등 특별결의 안건은 부결

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에서 열린 제72기 정기 주주총회장 입구에 ‘주주총회’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한국앤컴퍼니가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견제를 내건 주주연대의 공세를 막아냈다. 이번 주총에서 사측이 제안한 재무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 재편안은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으나 주주연대가 제안한 이사 결격 사유 강화 등 핵심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특히 최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3% 룰 적용에도 불구하고 사측 추천 사외이사들이 큰 표 차이로 선임되면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국앤컴퍼니는 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제7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측 지분이 우세한 만큼 전반적으로 회사 측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주총은 조현범 회장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 열린 자리로, 형제 간 갈등 속에서 이사회 주도권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주목됐다.


조 회장은 앞서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를 겪었으며 주주연대로부터 구속 기간 중 받은 보수 반환 소송을 당하는 등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조 회장은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미등기 임원으로서 회장직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이 42.03%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형인 조현식 전 고문이 참여한 주주연대가 약 30% 수준의 지분을 기반으로 이사회 견제에 나선 구도 속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주연대는 이번 갈등을 경영권 분쟁이 아닌 지배구조와 보수 적정성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조현범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역시 자발적 결정이 아닌 사법 판단 이후 이뤄진 조치라고 주장하며, 이사 보수 문제와 이사회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실제로 주주연대는 업무 관련 중대한 범죄가 확정될 경우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 변경과 감사위원 선임 등을 제안하며 이사회 견제 강화를 시도했다. 다만 조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사 보수 0원' 안건은 이번 주총 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핵심 전장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었다. 해당 안건에는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적용되면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표결에서는 회사 측 후보인 이행희 KB금융공익재단 이사와 여치경 종합법률사무소 대표가 각각 60~70%대 찬성률로 선임됐고 주주제안 후보인 김유니스경희 우영산업 대표이사는 30%대 찬성에 그치며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날 주총장은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였다. 현장에는 다수의 경비 인력이 배치돼 삼엄한 통제가 이뤄졌고, 약 100여석 규모의 주총장은 대부분 자리가 채워지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주총은 주주연대 측의 추가 문제 제기나 반발 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조현식 전 고문은 주총 결과에 대한 질의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노코멘트"라며 자리를 떠났다.


사내이사 선임에서는 김준현 경영총괄 부사장과 박정수 재무기획실장 전무가 모두 가결됐다. 재무·전략 전문가를 전면 배치하며 경영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중심의 이사회 재편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정관 변경 안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정비가 핵심이었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감사위원 선·해임 시 의결권 제한 조항 도입 등 주요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반면 이사회 규모를 15명에서 11명으로 축소하는 안건과 주주제안으로 제출된 '이사 결격 및 당연 퇴임 사유' 추가 안건은 특별결의 요건(출석 의결권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한편, 배당과 보수 관련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보통주 1주당 790원에서 올린 800원의 결산 배당과 이사 보수한도 50억원 안이 각각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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