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등 잉글랜드 주요 언론들은 미얀마 군부가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를 추진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번엔 축구계 비화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디언> 등 잉글랜드 언론은 7일(한국시간) <위키리크스>의 폭로문건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10억 달러를 들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인수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군사 정권의 최고 지도자 탄 슈웨 장군이 손자로부터 “맨유에 투자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것.
평소 맨유의 열성적인 팬으로 알려진 탄 슈웨 장군은 약 10억 달러를 투자하면 부채가 많은 맨유를 인수할 수 있다고 보고 물밑 작업을 벌였다는 게 <위키리스크>의 주장이다.
10억 달러는 맨유 전체지분의 56%를 차지하는 것으로 만약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맨유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맨유는 2005년, 말콤 글레이저 구단주를 포함한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의 주식을 매입해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글레이저 가문은 상장폐지를 위해 97.6% 이상의 주식을 매입하는 데 성공하며 완전한 사유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부족한 자금을 해지펀드 등 무리한 대출로 끌어들이면서 천문학적인 빚더미에 앉아있다.
공교롭게도 탄 슈웨 장군이 맨유의 인수를 추진하던 시기는 맨유가 천문학적인 부채로 매각설이 나돌던 시기와 일치한다. 당시 여러 갑부들은 맨유를 손에 쥔 절호의 기회로 보고 눈독을 들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8년 미얀마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사이클론 ‘나그리스’ 피해로 인해 사망자가 14만 명에 이르자 탄 슈웨 장군과 핵심 지도부는 맨유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탄 슈웨 장군은 클럽 인수 대신 자국 축구에 대한 인프라 확대를 지시했고, 맨유 인수에 대한 꿈은 사실상 접은 상태다.
이 같은 보도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탄 슈웨 장군의 맨유 인수는 어떠한 경우든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 부으려 해도 주식회사가 아닌 클레이저 가문에 사유화된 맨유를 매입하기는 어렵다는 것.
실제로, 글레이저 가문은 엄청난 부채와 언론의 계속된 매각설에도 불구하고 클럽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