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던진 당근에 '긴 팔 털보' 펄펄
맨유 데헤아, 첼시전서 선방쇼 펼치며 반전
십자포화 막아준 퍼거슨 감독 신뢰 덕 평가
퍼거슨 감독이 던진 당근의 효과?
'긴 팔 털보' 다비드 데 헤아(21·스페인)가 눈부신 선방으로 자신을 둘러싼 영국언론의 자질 재검증 목소리를 일단 잠재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서 열린 첼시와의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유는 첼시를 상대로 내리 3골을 얻어맞고도 기어코 무승부를 이루는 저력을 과시했다. 전반 35분 조니 에반스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준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후안 마타-다비드 루이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패색이 짙었다.
후반 0-3으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도 맨유는 주저앉지 않았다. 후반 12분(에브라)과 23분(웰백) 웨인 루니가 페널티킥을 연달아 성공시킨 데 이어 후반 38분에는 치차리토가 동점골을 작렬하며 3-3을 만들었다.
지독하게도 승운이 따르지 않던 첼시와의 원정경기에서 맨유는 승리 못지않은 극적인 무승부를 챙겼다. 맨유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로 17승4무3패(승점55)를 기록, 선두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2 뒤진 리그 2위 자리를 지켰다.
박지성은 3-3으로 팽팽하던 후반 40분 대니 웰벡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으며 통산 2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2007·08·09·11)을 비롯해 FIFA클럽월드컵(2008), 칼링컵(2009·10), 커뮤니티 실드(2010·11) 우승을 견인한 팀에서 주축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2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은 박지성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이목을 끌어당긴 것은 이날 경기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GK 데 헤아다.
데 헤아는 시즌 중반 들어 실수를 연발, 사실상 린데가르트 골키퍼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겼다. 하지만 린데가르트 부상으로 인해 데 헤아의 첼시전 출격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를 바라보는 맨유 팬들과 언론들은 “또 사고를 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데 헤아도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데 헤아는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그로기 상태에 몰렸던 맨유와 함께 기사회생했다. 후반 46분 후안 마타의 완벽한 프리킥과 후반 49분 게리 케이힐의 강력한 중거리슈팅을 막아내는 등 첼시의 파상공세를 천부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했다.
특히, 골대 상단으로 파고드는 묵직한 슈팅을 세 차례나 걷어내는 등 오랜만에 300억원 몸값을 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마타와 루이스에게 연속골을 내줬지만, 추가실점 하지 않고 맨유 골문을 지키며 극적인 무승부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경기 종료 후 퍼거슨 감독은 "데 헤아의 재능을 보고 적어도 3~4년은 지켜봐야 한다"며 "첼시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드러냈다“며 흡족해 했다. 모두가 비난을 가할 때도 데 헤아를 감싸고 신뢰를 보낸 퍼거슨 감독이 또 던져준 당근이다.
데 헤아는 최근 영국 언론의 ‘집단 괴롭힘’에 시달렸다. 최근 리버풀과의 FA컵 32강전에서는 공중볼 처리 미숙 등으로 패배 원흉으로 내몰렸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맨유 구단 측이 직접 데 헤아 보호에 나설 정도였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주위 사람들은 데 헤아가 실패하길 바라는 것 같다. 이제 막 20살에 불과한 청년이고, 스페인과 환경이 전혀 다른 잉글랜드에 왔다”면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맨유 선수들도 “데 헤아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보호해줘야 한다”면서 "무분별한 비난은 아직 불안정하고 미성숙한 그를 더욱 위축시키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시력교정 수술을 받을 예정인 데 헤아는 매 경기 콘택트렌즈를 끼고 나오지만, 밝은 조명으로 둘러싸인 야간경기에선 공중볼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렌즈를 낀 눈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수술을 통해 옥에 티인 ‘제공권 약점’만 보완한다면, 데 헤아가 지난해 은퇴한 에드윈 판 데 사르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그리고 최대위기 첼시전을 기회로 바꾸며 그런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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