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한국축구의 차세대 공격수로 부상하며 승승장구하던 지동원은 올 시즌 팀 내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지동원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경기에서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다. 사실상 선덜랜드와의 이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동원은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등 새로운 둥지를 찾고 있다. 영국 언론들도 지동원이 선덜랜드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동원의 사례는 아직 기량이나 경험이 완성되지 않은 유망주들의 성급한 해외진출 부작용으로 거론될만하다. 지동원 영입을 적극 추진했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경질된 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마틴 오닐 감독은 아시아에서 온 유망주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지동원은 지난해 리그에서 첼시-맨시티 등 강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는 등 짧은 출전시간 속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나타냈지만, 오닐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축구전문가들은 “유럽진출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섣불리 이름값이나 환상만을 쫓아 서두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해외파로 꼽히는 박지성·이영표·박주영·기성용 등은 모두 중소리그를 거쳐 경험과 기량을 인정받고 빅리그로 올라섰다.
여전히 유럽무대에서 비주류로 꼽히는 아시아 선수들의 경우, 어떤 첫 소속팀을 고르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시아에서의 경력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빅리그가 아니라 해도 유럽무대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입증했느냐가 향후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이적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명도가 다소 떨어져도 꾸준히 출전기회가 보장되는 팀을 고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동원이 불리한 부분이 여기에 있다.
선덜랜드에서 보낸 2시즌 동안 매우 제한적인 출전기회 속에서 선수로서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하기에는 부족했다. 박지성이나 박주영이 일시적으로 부진에 빠져도 새로운 소속팀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유럽무대에서 검증된 클래스가 있기 때문이다.
지동원은 이적팀을 찾고 싶어도 K리그 정도를 제외하면 그의 능력을 확신할만한 경험이 부족하다.
지동원은 아직까지 유럽무대에서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지동원은 이제 불과 21세의 영건에 불과하다. 선수로서의 자존심이나 의지도 좋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꾸준히 활약하면서 경기력을 입증할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다.
K리그든 유럽이든 무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면제 혜택까지 받은 지동원이 유럽에서의 성공에 조급해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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