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타령만? 반년 후도 캄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1.14 08:04  수정

6개월 후 부랴부랴 인선 상황 우려

논란 커질수록 서둘러 사전 준비해야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 마하치칼라로 코치연수를 떠난 홍명보 전 올림픽축구 대표팀 감독.

2013년은 한국축구에 대단히 중요한 해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은 한 경기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2승2무1패·승점8)에 선두를 내줬다. 이란(2승1무1패)과는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간신히 2위를 지키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만큼이나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현 대표팀 사령탑인 최강희 감독 거취다. 2011년 12월, 논란 속에 경질된 조광래 전 감독의 후임으로 깜짝 구원 투입된 최강희 감독은 취임 당시부터 임기를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나는 2013년 6월로 못 박았다.

최강희 감독은 본선진출 여부나 대표팀 성적과 상관없이 6월이 되면 무조건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고 친정팀 전북으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도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 현재로서 최강희호 수명은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비록 쉽지 않은 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월드컵 본선행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한다고 해도 최강희 감독이 물러난다면,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둔 가운데 또 새 감독을 찾아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현재 대표팀 사령탑이 엄연히 존재하는 가운데 후임 감독에 대한 설왕설래가 잦은 것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빨리 최종예선 이후 대표팀 운영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축구협회가 최강희 감독 거취에 대한 분명한 입장정리가 있어야하고, 최종예선 결과에 따라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한 사전 준비를 서둘러야한다.

유감스럽게도 축구협회는 지금 여력이 없어 보인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축구협회장 선거를 두고 권력교체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다인 5명의 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히며 치열해진 경쟁에 모든 눈과 귀가 쏠린 상황이라 대표팀에 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현재로서 대표팀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홍명보 대세론 뿐이다.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통해 정상급 지도자로 부상한 홍명보 감독은 오는 6월 최강희 감독이 물러난 경우, 강력한 차기 A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홍명보 감독은 A대표팀 감독 후보로 자꾸 거론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림픽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느라 재충전이 필요한데다 월드컵대표팀 사령탑에 도전할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홍명보 감독 입장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로 단기 지도자 연수를 떠나는 홍명보 감독은 복귀시기가 A대표팀 최종예선 일정이 끝나는 때와 겹친다는 질문에도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

축구협회가 지금처럼 아무런 준비도 없고 손만 놓고 있다가 6월 이후 최강희 감독이 사퇴하고 홍명보 감독마저 대표팀을 고사한다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곤란한 상황에 놓인다. 홍명보 감독이 여론의 압박에 밀려 승낙한다고 해도 월드컵까지 1년밖에 남지 않아 얼마나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월드컵은 올림픽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무대다. 홍명보 감독은 당장의 이익 때문에 소모시키기보다는 5~10년 뒤를 내다보고 한국축구의 간판으로 육성해야 할 젊은 지도자다. 자칫 성급하게 지휘봉을 던져놓고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올림픽 업적마저 훼손되고 지도자 커리어에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을 남기게 될 수 있다.

차기 축구협회 집행부가 어떻게 구성되든, 서둘러 차기 대표팀 감독인선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막연히 홍명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국내외 지도자들을 후보군에 올려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만을 위한 단기 사령탑이 아닌, 2015 아시안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적인 대표팀 운영계획이 뒷받침되어야한다. 최근 몇 년간 발등의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뒷수습에 바빴던 주먹구구식 대표팀 운영의 전철을 또 밟아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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