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소년 총격살해 무죄 짐머맨에 "인종차별"
히스패닉계 백인 청년에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정당방위 인정”
작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샌퍼드의 한 편의점 앞에서 20대 히스패닉계 백인 청년이 10대 흑인 소년을 총으로 쏴 살해한 이른바 '짐머맨 사건'과 관련, 법원이 백인 청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려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샌퍼드 세미놀카운티 형사법원은 지난해 2월 샌퍼드의 한 편의점 앞에서 과자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인 트레이번 마틴(당시 17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2급살인)로 기소된 조지 짐머맨(29)에 대해 '정당 방위 인정'으로 무죄 판결했다.
데버러 넬슨 판사는 6명의 배심원단이 약 16시간에 걸쳐 심리한 끝에 무죄 평결을 내렸다며 “짐머맨은 즉시 석방될 것이고 위치추적장치도 떼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배심원단 6명 중 5명이 백인이었다는 점이 전해지자 미 흑인 사회는 '인종차별'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짐머맨 사건'은 사건 발생 후 44일이 지나도록 경찰이 짐머맨을 체포하지 않아 인종차별 논쟁을 뜨겁게 일으켜왔다. 짐머맨은 흑인 청년 마틴이 먼저 자신을 폭행하고 살해 위협을 가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했으나 마틴은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틴의 부모를 포함한 미 흑인 사회는 짐머맨이 마틴을 살해한 것은 인종차별적 이유 때문이라며 마틴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경찰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짐머맨에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마틴을 지지하는 흑인 단체 회원 수백여명은 법원 앞에서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며 불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일부 도시에서 항의시위가 잇따르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우리는 법치국가이며 배심원이 평결을 내렸다”며 "침착을 유지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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