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이용한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각 그룹마다 ‘대화방’을 만들어 소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이 ‘카톡 불안증’이나 ‘사생활 침해’ 등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이모군(18)은 매일 아침 울리는 ‘채팅방 알람’에 일어난다. 채팅방을 통해 사소한 대화를 한 마디씩 하다가 핸드폰을 잠시 손에서 놓으면 순식간에 대화창에는 100개가 넘는 메시지가 쌓여있다.
이군은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으려고 내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친구들이 나눈 대화를 꼼꼼하게 읽었지만, 수업시간에도 울리는 알람에 소리에 괴로웠다"며 "공부에 집중이 안 돼 단체 채팅방 알람을 무음으로 해놓았는데 어느 날 한 친구에서 대화방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화에 잘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지난 2010년 카카오톡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사람들의 소통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단발성으로 메시지를 보내던 것과는 달리 인터넷만 연결이 되면 비용 걱정 없이 무한정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과 동영상도 전송되고, 최대 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단체 채팅방도 만들어 소통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 서비스의 사용자수는 4000만명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10억 건의 메시지가 오고간다.
"카카오톡 단체방, 소통 아닌 '외로움' 부추기는 역효과도"
하지만 하루 평균 10억 건의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메시지 확인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이른바 '카톡 불안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5~6월 전국 초-중-고등학생 170만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습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학생 133만8000명 중 24만명(18%)이 '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학생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금단증세를 보이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카톡 불안증' 현상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근 새로운 동호회 활동에 몰두한 김모씨(35.여)는 각 동호회마다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사람들과 모임 일정 등을 조율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활동 중인 동호회가 늘어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카카오톡 알람 때문에 업무지장을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김씨는 "카카오톡 알람이 업무에 방해가 돼 무음으로 바꿔놓았지만,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 핸드폰 상단에 나타나는 팝업표시가 늘 신경쓰였다"며 "한 시간만 핸드폰 확인을 하지 않으면 메시지가 몇 백개씩 쌓여갔다"고 말했다.
더욱이 업무와 관련된 일정조율 등도 카카오톡을 통해 진행하는 일이 생기면서 결국 김씨는 동호회 단체방을 나왔다. 김씨는 "이로 인해 홀가분한 것이 아닌 일종의 '소외감'을 느꼈다"며 "동호회 사람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또 나만 소식을 모르는 것이 아닌지 불안했다"고 말했다.
"업무와 잡담의 범위는 어디? '직장 내 단체방'"
카카오톡 단체방은 동호회나 친목차원이 아닌 회사 내의 '단체알림방'으로 쓰이기도 한다. 일부 직장인들은 이로 인해 사생활과 직장생활이 분리가 안 돼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사용됐던 문자메시지는 '못 읽었다'는 변명이 통했던 반면, 카카오톡은 메시지 옆에 뜨는 '숫자' 수신확인 표시 때문에 더 이상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 등 업무시간 외의 시간까지 카카오톡 단체방 열리면서 일종의 '족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직장인 윤모씨(남.32)는 '카카오톡 족쇄'를 우려해 일부러 직장 상사의 번호를 저장해놓지 않고 있다. 윤씨는 "직장 상사가 카카오톡에 등록이 되면, 개인적인 용도의 카카오톡 조차 업무 차원으로 쓰일까봐 일부러 직장상사가 카톡 목록에 뜨지 않도록 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를 초대하는 '카카오톡 감옥'도 문제가 됐다. 카카오톡 아이디를 무작위로 수집해 100명 이상을 한 채팅방에 초대해 가두는 행위다. 사용자가 '나가기'를 눌러 대화방을 나와도 다시 초대돼 방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100명이 한 마디씩만 하더라도 알람소리는 '공해'수준이 된다.
이 같은 피해자가 늘어나자 카카오톡 측은 신고된 사용자에게 카카오톡이용을 금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또한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도 50명으로 한정했다.
미디어의 발달이 오히려 사람들의 소통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해봐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전국민이 사용한다고 할 수 있는 카카오톡의 경우 범죄나 불법채팅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위험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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