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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빼는 '선거법 위반' 김형태..."씁쓸하네"


입력 2013.08.11 10:28 수정 2013.08.11 17:27        조성완 기자

포항 남·울릉 지역구 6선한 이상득도 실형

무주공산에 예비후보 등록부터 후보 난립

지난 2012년 5월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19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성추행 추문 논란이 제기된 김형태 당시 새누리당 당선자가 불참해 자리가 비어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씁쓸하네. 참말로 씁쓸해.”

지난 7일 한 의원실에서 집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본 한 보좌진의 말이다. 해당 의원실의 주인은 제수 성추행 의혹을 받아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등 19대 국회의원 당선 이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형태 전 무소속 의원(60·포항 남·울릉)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사전선거운동 및 선거관련 금품제공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국회의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이에 따라 김 전 의원은 형이 확정되는 순간 의원직을 상실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 제7조’는 법원 판결이나 사직, 그밖에 사유로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상실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퇴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사무처 관계자는 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통상적인 경우 판결을 받으면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짐을 정리해서 먼저 나간다”면서 “간혹 짐이 많은 경우에는 하루이틀 정도 더 늦는 경우도 있고, 다음 재보궐까지는 다소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다 감안을 한다”고 설명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구, 18대와 19대 의원 모두 징역형

그간 포항 남·울릉 출신 의원들은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지역에서 6선을 한 이상득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된 데 이어 김 전 의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현재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작년 7월 10일 구속 수감됐다. 그는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3억원씩 받고, 코오롱그룹에서 고문활동비 명목으로 1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7억575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는 지난달 25일 재심에서는 김 전 회장에게 3억원을 받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징역 1년 2월로 감형됐다.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 오는 9월께 징역 1년 2월의 형기가 만료돼 일단 보석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2011년 12월 13일, 이 전 의원이 측근 비리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해당 지역구가 요동을 치는 가운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2년 2월 9일, 김 전 의원은 인지도 면에서 타 후보들에 뒤졌지만, 전 KBS 국장 시절 맺어온 인맥으로 새누리당 공천을 따냈다.

하지만 1주일 뒤인 3월 14일 김 전 의원의 공천에 반발한 낙선자들은 그가 서울에서 유사사무실을 운영해 사전 선거 운동을 펼쳤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증거까지 제시했다. 이어 4월 8일에는 김 전 의원의 제수 최모 씨 등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 결국 총선 이후 김 전 의원을 새누리당에서 자진 탈당하게 만들었다. 같은 달 19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해당 지역 의원 중 제대로 말년을 보낸 사람이 없다”면서 “풍수지리 상 지형이 이상한건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쓴웃음을 보였다.

예비후보 등록 시작부터 후보 난립 양상, 칼자루 쥔 새누리당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김 전 의원의 선거법위반 당선 무효 최종 확정 판결문이 도착함에 따라 포항남구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국회의원 재선거를 공고했다. 예비후보자 등록기간은 10월 9일까지이고, 10~11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신청을 받는다.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은 이춘식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어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등록을 마쳤다. 임영숙 포항시의회 시의원과 백성기 전 포스텍 총장은 최근 출마를 선언했고, 공원식 경북개발공사 사장도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 나섰던 김순견 새누리당 당협위원장과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 조재정 새누리당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 등도 출마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달 9일 만기 출소하는 이상득 전 의원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지역은 이 전 의원이 24년간 다져온 텃밭이고 지역 정치권에는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경우 지역 여론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결국 칼자루는 새누리당이 쥐고 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만큼 새누리당의 깃발을 등에 메는 순간 당선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지역의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예비후보는 10여명이 훌쩍 넘으며, 이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저마다의 인맥을 동원해 포항과 서울을 오가며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작 전부터 선거 분위가 과열되면서 새누리당은 한때 해당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논의했지만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는 물론 지역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한 ‘상향식 공천’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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