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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기황후' 왜 불편한 드라마가 됐나


입력 2013.10.29 09:43 수정 2013.10.29 09:49        김명신 기자

역사왜곡 논란 여전, 반응 역시 양극화

화려한 스케일 등 일단 시청률 1위 출발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논란 속 포문을 열었다. ⓒ MBC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안방극장을 시끌시끌하게 하고 있다. 흠잡을 곳 없는 탄탄한 연기 내공과 시청률 보증수표의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등 화려한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역사왜곡’이라는 불편한 타이틀 역시 이 드라마를 주목하는 이유다.

드라마 '기황후'는 MBC 야심작으로, 스타급 주·조연 배우를 앞세우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뚜껑도 열기 전에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이 드라마를 향한 시선은 두 개가 공존하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시선과 역사 왜곡 조장 드라마라는 시선이다.

그렇다면 베일을 벗은 첫 회는 어땠을까. 사실 '역사왜곡' 논란을 뒤로하고 드라마로만 본다면 세밀한 연출력과 화려한 스케일이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28일 포문을 연 '기황후' 1회에서는 원나라의 황후에 오르는 기승냥(하지원)의 모습과 공녀로 팔려갈 위기에 처한 유년시절, 13년 이후 왕유(고려왕, 주진모)와의 첫 만남 등이 빠르게 전개됐다.

이재용, 김정현의 악역 변신과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권오중, 이문식 등 조연들의 감초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어쨌든 첫 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드라마'라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기황후는 고려 말미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갔다 제 1황후가 되는 실존 인물을 다뤘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황후라는 인물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차에 따른, '악녀' VS '철의 여인’ 대립이 팽팽하다. 역사 속 기황후가 고려를 핍박하는데 앞장섰다는 점을 두고 철의 여인으로 그리는 데는 왜곡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등을 집필한 장영철, 정경순 작가는 팩션(팩트 픽션)을 언급하며 "드라마 자체로 평가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선 굵은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역사왜곡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가 서려있는 언급인 셈이다.

'기황후'를 향한 싸늘한 시선 가운데 하지원의 열연은 일단 역사 왜곡 논란에서 "일단 두고 보자"는 의견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한 분위기다. 믿고 보는 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하지원이 이번 역시 캐릭터에 온전히 흡수된 모습을 보이며 작가가 주장한 대로 또 다른 기황후를 그려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문제는 실존 인물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자칫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제작진은 실존 인물과 배경을 삼고 있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며 또 다른 작품임을 주장했다.

방송은 시작됐다. 여전히 논란의 불씨도 만만치 않다. 평가 역시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 작가와 배우를 두고 드라마로 봐야 한다는 측과 역사 평가에 무게를 둔 측의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황후'는 전무후무한 여인으로 그려내며 과연 그 우려까지 감싸 안는 드라마가 될 것인지, 아니면 논란의 황후로 남게 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날 첫회 시청률은 11.1%(닐슨코리아)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나타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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