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국보다 은밀한 김정은 친위대 974국 알고보니...

김수정 기자

입력 2013.12.15 10:00  수정 2013.12.16 12:12

<김정은 집권 2년, 현주소는?③>김정은 경비 일체 조달

가장 가까이서 경호업무도…종신복무 원칙 실체 가려져

2012년 1월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근접경호하는 무장경호원 모습(빨간원 안).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군간부들보다 앞서가며 김 부위원장을 경호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집권 2년 동안 자신의 부친만큼이나 신변보호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김 씨 일가를 측근에서 보호하는 친위부대는 널리 알려진 963부대가 아니라 별도로 974부대가 존재하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대북소식통의 전언이 입수됐다.

북한 TV에 비쳐지는 김정은 수행요원은 호위사령부 963국 부대요원들이지만 이들은 외곽 경비만을 담당하고 있을 뿐 사실 시설 내에서 김정은을 보호하는 친위부대는 중앙당 조직부 80호실 소속의 974국 부대로 이 부대원들도 종신복무 원칙이다.

이들은 김 씨 일가의 경호는 물론 김 씨 일가가 사용하는 모든 경비를 조달하고 관리하는 업무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들은 대외적으로 김정은을 경호하는 호위사령부 963국과 달리 철저히 존재를 감추고 김 씨 일가의 내부 활동을 보호한다고 한다.

최근 북한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지금까지 북한의 김 씨 일가와 관련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핵심 부서들이 많다”며 “김정은의 ‘모략책사’ 역할을 전담하고 있는 조선노동당 중앙당 서기실과 함께 중앙당 조직부 80호실 소속 974국도 그 실체가 철저히 가려져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 모두 한번 해당 부서에 귀속되면 외부활동이 차단된다”며 “974국 장성들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들은 대개 김정은이 내부 활동에 투입, 김 씨 일가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관리,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974국 부대는 북한 중앙당 조직부 80호실 소속으로 편성돼 있으며, 김 씨 일가의 호위는 물론 이들이 지출하는 모든 경비를 관리하는 가계부 역할까지 전담하고 있다.

호위사령부 963국이 대외적인 경호활동에 투입되는 일종의 ‘얼굴’이라면 974국은 김 씨 일가의 좀 더 세부적인 사안들을 직접 관리, 보호하는 부서라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 때문에 974국에 뽑히는 장병들의 경우 일괄·종합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당에서 각 중대별로 일일이 급파해서 지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974국에 대해 널리 알려진 바는 없지만 963국이 북한 군사지휘구조 체제에서 처음 노출된 것은 국방부에서 펴낸 2010 국방백서에 의해서다. 자료에 따르면 호위사령부는 김 씨 일가와 노동당 고위간부의 경호를 맡는 친위부대로 12개 여단 6만 여명 규모로 구성, 기관총으로 무장한 부대로 알려졌다.

특히 생전에 김정일은 호위사령부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0년 10월에는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사망한 지 이틀 만에 후계자 김정은을 대동하고 호위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다.

김정은 역시 집권 이후 줄곧 대외적인 활동마다 963국 호위사령부를 대거 포진, 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신변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울러 그는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역시 이처럼 신변 보안에 대내외적으로 철저한 경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도 “단, 이들이 김 씨 일가의 면면을 알고 있는 만큼 이들 사이에서 당·군 간부들과의 연계 또는 암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의 공개 활동사진마다 군 장성이 가까운 거리에서 경호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북한이 지난 9월 15일 방영한 기록영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대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 중 지난 5월 30일 강원도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 현지지도 장면에서 중장(우리의 소장) 계급장을 달고 허리에 권총과 무전기까지 찬 중년 남성이 김정은의 바로 뒤에서 따라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중년 남성은 지난 3월 이전의 현지지도에서는 눈에 띄지 않던 인물로 중장 계급장을 단 점으로 미뤄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그동안 김정은에 대한 근접 경호는 주로 영관급의 젊은 장교들이 맡아 김정은 집권 이후 김 씨 일가에 대한 경호가 한층 강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복수의 탈북자들과 정부 관계자들 상당수는 앞서 김일성, 김정은 시대에도 이처럼 호위사령부 장병들의 경호했던 점을 지적,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김정은 집권 하에서도 북한에서 김 씨 일가에 대한 호위는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김정은이 집권 초반 고위간부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등을 강행하는 한편, 대중친화적인 양면의 통치 전략을 구사하며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해온 것과 달리 물밑에선 끊임없이 당·군 세력간 암투와 중간층의 쿠테타 가능성에 대비해 부심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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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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