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연장 불구 늘어지는 전개, 늘리기 꼼수 지적
열린 결말 속 영화 유사성 제기 등 아쉬운 마무리
전지현 김수현이 아니었다면?.
화제를 모았던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막을 내렸다. 결말을 두고 해피엔딩으로 보는 시선과 완전하지 않은 해피엔딩으로 보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물론 항상은 아니지만 둘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피엔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400년 전 별에서 온 외계인 도민준과 한국의 톱스타 천송이의 사랑이라는 극 중 스토리에 대한 반신반의 의견이 많았다. 더욱이 전작이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이었던 점도 화제성에서 덜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톱스타 전지현과 김수현의 안방극장 컴백과 시청률 제왕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는 단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자칫 뻔하거나 유치할 수 있는 외계인과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의아한 시선과 우려의 역시 공존했다.
막상 뚜껑을 연 ‘별그대’는 첫회부터 “예상 밖”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고, 전지현의 연기 변신과 패션 스타일, 그리고 김수현의 빛을 발하는 농익은 연기력 등이 매회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 역시 우려했던 부분과는 달리, 전작을 능가하는 인기로 자체최고를 경신해 나갔다.
그러나 극 초반, 만화 ‘설희’의 작가가 표절의혹을 제기하며 그 인기에 제동이 걸리는 듯 했다. 호평일색이던 반응은 ‘표절’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시청률 역시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양측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다.
박지은 작가나 제작사가 반박하며 표절의혹 시비가 더욱 크게 불거지는 듯 했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도민준과 천송이의 결말에 이목을 집중했다. 전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표절과 논란을 뒤로하고 오직 작품에만 몰입하는 분위기가 연출된 셈이다.
그 중심에는 필력이 돋보이는 대본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그를 맛깔나게, 살아있게, 1시간을 10분처럼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배우들의 힘이 컸다. 전지현은 천송이로 빙의했고, 김수현은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도민준에 완벽 흡수된 모습이었다.
신성록의 소름끼치는 소시오패스 열연이나 김창완의 능청스러운 연기, 천송이 엄마 나영희의 오랜만에 선보인 가벼운 캐릭터 변신, 그리고 누구보다 큰 수혜자로 꼽히는 박해진 안재현 등 세대와 주조연을 아우르는, 누구하나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빛을 발하는 연기력을 뿜어내며 ‘표절 의혹’을 잠식시켰다. 류승룡, 유인영, 박영규, 김수로, 유준상, 수지, 연우진, 장항준, 정은표, 박정아, 손은서 등 카메오 열전 역시 그 어느 작품보다 큰 볼거리를 선사했다.
물론 막장 코드나, 로맨틱 코드의 단골 소재인 캔디형 여주인공을 앞세우지 않은 점이나 재벌남과의 뻔한 멜로, 진부한 악역이 아닌 소시오패스라는 신선한 코드를 부여한 점 등 박지은 작가의 필력은 높이 살 만 했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1회 연장 결정 후 늘어지는 전개나 재탕식 편집, ‘신선한 결말’을 염두했다던 마지막회 모습까지 박지은 작가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신선했다“ ”열린 결말“ ”박지은 작가 다웠다“ 등의 호평이 있는 반면, ”연장은 왜 했나“, ”급 마무리한 성의 없는 결말“, ”이 결말을 위해 그렇게 새드엔딩으로 몰고 갔나“, ”‘시간 여행자의 아내‘ 결말과 유사“ 등 혹평도 만만치 않다.
그 반면 자칫 허무맹랑해 보이거나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는 공간이동, 공중 부양 등 도민준의 캐릭터를 ‘손발 편하게 펴고 볼 수 있게 한’ 김수현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외계인이지만 인간다운 면모 역시 분명한 김수현 만의 내제된 풍부한 연기 감성이 바탕이 됐다는 평이다.
천송이 역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여신이라는 설정이지만 ‘허당‘ ’버럭‘ 등 기존 여성 캐릭터와 차별되지 않은 인물을 전지현 만의 색깔로 사랑스럽게 풀어냈다는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전지현 만의 반전을 이끌어낸 셈이다.
어찌됐건 외계인과 지구인의 사랑으로 주목을 받았던 ‘별그대’는 여전히 ‘해피엔딩이다 아니다‘ 숙제를 남기고 아쉬운 결말을 그려냈다. 분명한 건 지구와 웜홀을 왔다 갔다 하는 김수현의 모습에 벌써부터 2탄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이다. 과연 전지현 김수현 달달 케미를 다시금 볼 수 있을까.
한편 이날 최종회 시청률은 28.1%를 기록, 30% 돌파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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