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감독 이상민, 그 기대치와 그림자


입력 2014.04.19 07:38 수정 2014.04.19 07:4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슈퍼스타 이상민, 지난 13일 서울삼성 신임감독 부임

농구중흥 기대..전무한 경험과 과도기 현 삼성 전력 '우려'

삼성의 불안정한 전력도 이상민 감독의 순탄치만은 않을 미래를 예고한다. ⓒ 서울삼성

프로농구 명가 서울 삼성이 지난 13일 신임 감독으로 이상민(42) 코치를 전격 선임했다.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이상민 코치는 2012년 삼성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감독으로 선임되는 초고속 승격에 성공했다.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삼성은 김동광 감독이 시즌 중반 사퇴, 김상식 감독 대행이 잔여 시즌을 이끌어왔다.

농구계 반응은 대체로 “예상은 했지만 시기가 앞당겨졌다”라는 분위기. 이상민 신임 감독은 일찌감치 차기 감독 후보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2010년 삼성에서 현역 은퇴 이후 구단 지원 하에 미국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2012년 김동광 감독 취임 당시 코치에 합류할 때부터 ‘이상민 차기감독설’은 농구계에 공공연하게 돌았다.

이상민 감독의 선임에 여론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우선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또 한 명의 스타출신 지도자가 탄생하는 것이 농구 중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이상민 감독은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내며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쳤고, 뛰어난 리더십으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 9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를 차지할 만큼 최근 농구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충성도 높은 열혈팬들을 보유한 슈퍼스타다. 지금도 따르는 후배들이 적지 않고, 현역 선수들 중에는 이상민 감독을 롤모델로 여기는 이들이 상당수다.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상민 감독이 현역시절의 노하우를 살려 ‘제2의 이상민’ 같은 대형 가드 재목을 발굴할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 은퇴 이후 그만한 센스와 리딩능력을 겸비한 대형 가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무래도 이상민 감독의 부족한 지도자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코치로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지도자들도 실패를 맛보기 쉬운 곳이 프로무대다. 물론 모비스 유재학 감독처럼 30대 중반에 감독으로 데뷔하거나 KCC 허재 감독처럼 코치 경험도 없이 감독으로 직행하고도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삼성의 불안정한 전력도 이상민 감독의 순탄치만은 않을 미래를 예고한다. 삼성은 현재 세대교체 과도기에 있다. 유망주들의 성장은 더디고, 노장들의 노쇠화는 가속화되고 있는 악순환이다.

현재 삼성에서는 각 포지션별로 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정상급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동광 감독도 전력의 한계 속 체질개선이라는 숙제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초보감독인 데다 현역 시절 최고의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상민 감독 기대치에 미치지 오지 못한 선수들을 이끌고, 성적과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하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적 못지않게 코트에서 보여줄 감독으로서의 얼굴도 주목할 만하다.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깔끔한 이미지와 스타성에 가려졌지만, 지나치게 잦은 판정 항의와 플로핑(헐리우드 액션) 등 다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 몇몇 감독들의 강압적인 지도방식이나 지나친 비매너 행태가 연이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한국 프로농구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상민 감독이 성적뿐만 아니라 매너나 지도방식에서도 책임감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