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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기록 공개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3가지


입력 2014.04.21 11:07 수정 2014.04.21 15:32        김지영 기자

'①침몰 징후 ②변침 각도 ③퇴선 명령'

합수부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나 밝혀질듯

'세월호'가 침몰한지 72시간이 지난 19일 오전 전남 진도 관매도 앞바다 침몰 현장에서 수면아래로 사라진 '세월호'에 리프트빽(공기주머니)이 설치된 가운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72시간이 지난 19일 오전 전남 진도 관매도 앞바다 침몰 현장에서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해 투입된 저인망 어선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96시간이 경과한 20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선체 내부 수색에서 발견된 시신들이 운구되고 있다. 정오까지 팽목항에 13구의 희생자들이 운구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96시간이 경과한 20일 오전 전남 진도대교 앞 도로에서 청와대로 향하던 세월호 실종가 가족들이 경찰의 제지로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닷새째인 20일 세월호와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간 교신 내용이 공개되면서 침몰 상황을 둘러싼 상당 부분의 의문점이 해소됐다. 세월호가 진도VTS에 연락한 건 이미 배가 상당 부분 기울고, 선내에 물이 차오르던 시점이었다. 늦은 신고로 탑승자들에 대한 탈출 지시가 늦어진 것이다.

이날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 뒤인 오전 9시 6분부터 31분 간 진도VTS와 11차례 교신했다. 교신 과정에서 세월호 측은 23분께 “승객들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방송하라”고 지시했으나 새월호 측은 “현재 방송이 불가한 상태다”라고 답했다.

25분에는 진도VTS에서 “선장이 직접 판단해 인명을 탈출시켜라”고 지시했고, 세월호 측은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후 몇 차례의 교신이 더 오갔고, 38분부터는 연결이 끊겼다.

다만 선내에 적재된 화물의 중량 초과로 배가 기운 것인지, 변침 각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선장 이준석 씨가 퇴선을 명령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으로 남아있다.

선내 적재 화물 중량 초과

먼저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5일 출항 전 화물 657t, 차량 150대를 실었다고 조합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세월호는 화물 1157t, 차량 180대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은 무려 500t, 차량은 30대를 초과한 것이다. 해경의 허가량도 차량 148대였다.

또 선원,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과적한 화물, 차량을 제대로 묶어 놓지도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순간 컨테이너와 차량을 묶어뒀던 밧줄이 끊어지면서 화물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세월호가 사고 전부터 기울었다는 증언도 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승객은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15일 오후 10시 30분쯤 전북 군산 인근 바다를 지나던 배가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었다”고 말했다. 증언대로라면 본래 기울었던 방향으로 화물이 쏠리면서 배가 넘어갔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급격한 변침각도 왜? 퇴선명령 증언도 엇갈려

변침 각도도 의문이다. 자동식별장치(AIS) 항적자료에 따르면 시속 33㎞대로 항진하던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8시 50분께 갑자기 속도가 줄면서 우현 쪽으로 방향이 급격하게 틀어졌다. 9분에 걸쳐 배가 115도나 방향을 선회했고, 뱃머리는 되돌아온 길로 밀려버렸다.

이와 관련, 사고 당시 키를 잡았던 조타수는 “평소처럼 변침했는데, 배가 그보다 훨씬 많이 돌았다”고 증언하다. 사고 당시 해류가 북쪽으로 전환됐던 점을 고려하면, 세월호가 뱃머리를 돌리던 중 거센 물살에 조향능력을 잃었거나, 부실한 정비 등으로 조향장치가 고장이 나면서 사고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변침 자체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 박재억 검사는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방향을 변침해야 했던 상황은 맞다”며 “(침몰 지역도) 그런 지점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퇴선 명령과 관련해서도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선장 이씨는 지난 19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받고 나온 뒤, “퇴선 명령을 내렸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는 “승객들에게도 같은 명령을 내렸느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세월호 구조자 및 승무원들의 증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대목이다. 앞서 구조자들과 승무원들은 수차례 “움직이지 말고 제자리에 있으라”는 방송만 나왔을 뿐, 퇴선 명령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교신 기록에서도 진도VTS는 “라이프링(구명튜브)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라. 빨리!”, “우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이 최종 판단을 해서 승객을 탈출 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지시했지만, 세월호 측은 구조가 가능한지만 되물을 뿐, 승객을 탈출시키겠다는 확답은 하지 않았다.

이밖에 사고 시점에 선장이 어디에 있었는지, 사고 당시 조타 지휘를 하던 3등 항해사가 배가 기우는 것을 언제 인지했는지 등도 선원 및 구조자들 간 증언이 엇갈려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결국 사고의 구체적인 정황은 합수부의 조사가 끝난 뒤에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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