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매출액 29조3496억원, 영업이익 2조7648억원
전년 대비 매출액 6.5% 증가, 영업이익 24.1% 감소
2분기 5.6월 관세 타격… 하반기 손실 본격화
美 생산 물량 모두 미국서 판다… 인센티브 최적화
기아가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를 한참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 대비 미국 내 쌓아둔 재고가 부족했던 만큼 관세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부터는 분기 내내 타격이 지속되는 만큼 손실 폭이 더욱 커질 예정이지만, 기아는 높은 하이브리드차 수요를 앞세워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 생산 물량을 최대한 미국으로 배정하고, 인센티브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은 유지해 가겠다는 의지도 확고히 했다.
기아는 25일 ▲도매판매 81만4888대 ▲매출액 29조3496억원 ▲영업이익 2조7648억원 ▲경상이익 3조2억원 ▲당기순이익 2조26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도매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매출은 6.5%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4.1%, 당기순이익은 23.3%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상회하고, 영업이익은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기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29조961억원, 영업이익은 17.5% 하락한 3조42억원으로 예측한 바 있다. 매출은 약 2000억원가량 더 벌었지만, 영업이익은 2400억 가량 더 떨어졌다.
매출의 경우 기아 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가 확대됐고,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가격 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선수요도 확대됐다.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관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관세 시행 전 미국 내 쌓아둔 재고가 1개월 분에 그치면서, 5월부터 타격이 본격화됐다. 기아가 미국 관세로 입은 손실은 786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3분기부터다. 이미 재고가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 관세 타격을 최소화할 돌파구가 뚜렷하지 않아서다. 오는 8월 1일까지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분기 내내 관세에 노출돼 수익 하락 폭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이 오는 10월부터 폐지된다는 점은 우려를 더욱 키우는 요소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상반기는 관세만 놓고 보더라도 5, 6월에 영향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온전히 풀로 받게 되는 시기다. 미국은 상반기 관세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선수요가 있었고, 다른 OEM(제조사)들의 가격 인상, 9월에는 EV보조금 폐지와 같은 요인들 때문에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진다. 주요 전망 기관들은 전년 대비 약 10% 수요 떨어질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물량 판매 최적화 및 혼류생산 등을 통해 관세 여파를 최대한 방어하면서 기초 체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미국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전기차 판매 축소에는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로 대응해 시장 점유율을 지켜가겠단 전략이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가격 인상 역시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는 "관세 정책과 관련해 조지아 공장을 포함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미국 내에 먼저 공급하는 전략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당초 수립한 계획으로는 미국에서 캐나다, 멕시코, 아중동 지역,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물량도 있었는데 우선은 미국 생산물량은 미국 내에 우선 공급하는 원칙을 세울 것"이라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공급하는 물량은 일정부분 조정하되 이 물량을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돌려서 관세 영향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강점 중 하나인 혼류생산도 적극 활용할 것이다. EV 판매가 주춤했다면 스포티지, 쏘렌토, 텔룰라이드에 대한 생산을 확대해 미국에서 관세 영향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자 한다"며 "하반기 내부적 목표는 상반기 마켓쉐어를 5.1%로 유지했는데, 하반기에는 앞자리 숫자를 바꾼, 6%의 마켓쉐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이에 맞춰 준비하고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기아의 경영환경은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을 예정이다. 미국 수출 악화로 유럽으로 눈을 돌린 업체가 늘어난 데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대거 진출해있어 유럽에서의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 전무는 "유럽 또한 코로나 이전 대비 많은 수요 위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관세로 인한 미국 수출 악화로 유럽 시장 내에서의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업체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경쟁 심화로 인해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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