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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유정복 세월호 역풍에 '흔들' 6.4 시야 20cm


입력 2014.05.08 10:32 수정 2014.05.08 10:48        조성완 기자

아들 망언과 책임론에 새누리당 비상…새정연도 전략공천 후폭풍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과 인천시장 예비후보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세월호 참사의 역풍을 가장 심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세월호 참사’가 6·4 지방선거 전체 판세를 흔들고 있다. 특히 정치권 전반을 향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경우 되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여야 모두 출렁이는 판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최대 강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이번 참사를 계기로 급감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초 우세 분위기였던 수도권이 이번 참사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야권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서울의 경우에는 많이 힘들어졌다고 본다. 세월호 사고로 박 시장이 유리해진 것이 사실 아닌가(최경환 원내대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팽팽한 분위기를 유지했던 인천시장 선거는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책임론’에 휘말리면서 야당에게 우세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경기도의 경우 남경필 의원이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야당 예비후보들의 상승세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7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은 미개하다’는 정 후보 막내아들의 발언과 40대 엄마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면서 새누리당이 서울에서 많은 타격을 받았다”며 “막내아들의 발언이 알려진 당시에는 사고 수습으로 인해 여론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결정타를 날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다만 서울을 제외한 타 지역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타 지역 후보 가운데 실언을 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면서 “경기도와 인천은 참사 이전에도 박빙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로 새누리당이 타격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 반사이익을 본다고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권 책임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초 신당 창당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던 ‘새정치’가 공천 잡음 등으로 퇴색되면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장 전략공천을 두고 내부적으로도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면서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핵심 지지층’인 광주에서 전략공천에 반발한 당원들의 대규모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내홍이 전국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보다 기존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 게 최우선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월호 참사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14일~18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53.4%, 새정치연합은 26.9%, 무당파는 15.0%였다.

세월호 수습이 장기화되면서 같은 달 21일~25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48.7%, 새정치연합 28.1%, 무당파 18.2%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이 직전 조사 대비 4.7%p 하락했지만 새정치연합은 1.2%p 상승했다. 오히려 무당파가 3.2%p 증가하면서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여론이 새정치연합보다는 무당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의 광주시장 전략공천 직전 이뤄진 조사(4월28일~5월2일)에서는 새누리당(43.5%)과 새정치연합(23.9%)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했다. 반면 무당파는 직전조사 대비 9.9%p 상승한 28.1%로 나타났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이번 참사로 새누리당이 불리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새정치연합이 유리한 상황도 아니다”며 “예전에는 여당이 못하면 야당 지지로 돌아섰지만 지금은 여도 야도 아닌 제3지대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특히 “지금은 누가 어떻게 민심을 보듬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야당이 이 국면을 이용하려고 할 경우 훨씬 더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애초부터 ‘황금연휴’로 인해 지방선거 투표율이 우려돼 온 가운데 이번 참사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투표율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하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야권이 '정권 책임론'을 들고 나온 상황에서 투표율이 낮게 나올 경우 이 같은 프레임이 결과적으로 일반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내려질 수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외면현상이 많아져서 투표율이 굉장히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여론조사가 틀릴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이 같은 현상이 깊어지면 정권심판론 등이 전혀 먹히지 않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누리당 지지층은 항상 투표하러 나서기 때문에 새누리당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소장은 “일반적으로 고연령 층은 투표를 하러 가고 젊은 층은 투표를 하러 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아지면 새누리당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사전투표제도 있기 때문에 기존에 비해 많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50%대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소장은 “투표율의 높낮이로 인해 여당의 유불리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그런 구도정치는 이미 깨졌다”며 투표율이 지방선거 유불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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