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부른 세 가지 오판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4.05.09 10:46  수정 2014.06.25 16:14

<김영환의 세상읽기>치명적 오판과 안이함, 늑장출동 '통한의 대목'

세월호 침몰사고는 대한민국의 일대 참변이다. 국가개조론까지 나오고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구조에 최선을 다했으나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는가? 통탄스러운 것은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을 살리지 못한 점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는 헌법상 국가의 책무이다. 정부 공권력에 크게 세 가지 오판이 있었다.

첫째, 300여명이나 배 안에 갇힌 상황에 대한 오판이다. 골든타임의 구조와 직결된 핵심적인 문제였다. 둘째, 배가 급속히 침몰할 줄 몰랐던 안이함이다. 침몰을 지연시킬 수는 없었겠지만 늑장출동의 문제가 있었다. 셋째,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승무원이 승객구호 의무를 방기할 줄 몰랐다.

먼저, 치명적인 오판 때문에 적극적인 선실구조를 못하고 엄청난 희생자를 냈다. 침몰 세 시간 후인 오후 1시 30분, 정부는 구조자 368명이라고 발표했다. 300여명이 갇혔다는 사실을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구조현장의 오판도 심각했다. 해경은 밖으로 나온 승객만 구출하는 소극적 구조에 머물렀다. 선후와 경중이 뒤바뀌었다. 심장마비가 왔는데 경락마사지만 한 셈이다.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선실 밖으로 나온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승객 대부분이 배 안에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체에 오른 해경이 조타실로 뛰어 들어가 선내방송으로 탈출지시를 했어야 했다. 선내에 남았던 승무원이 탈출지시 방송을 한 10시15분 보다 30분 빨리 대피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통한의 대목이다.

해경이 현장 출동한 9시 30분부터 배가 침몰한 10시 30분까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지만 1시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도 선실 안으로 들어가 갇힌 승객의 탈출을 돕는 적극적인 구조가 없었다. 밖으로 나온 승객은 달려온 어업지도선과 민간어선들에 맡겨도 되었다.

헬기에서 구조대가 레펠을 타고 갑판으로 내려와 선실로 진입했어야 했다. 선체 안으로 통하는 난간도 여러 군데 있었다. 선실에 갇힌 승객의 구조요청을 발견하고 유리창을 한군데 깨뜨려 구출하기도 했다. 다른 많은 유리창도 깰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늑장출동의 문제다. 당일 오전 8시 52분 전남소방본부에 최초신고가 접수되었다. 119구조대 소방헬기 두 대가 현장에 출동한 시간은 오전 10시 15분에서 37분사이였다. 9시 30분에 출동한 해경 헬기 보다 무려 50분이나 늦었다. 사고현장이 불과 20분 거리인데 왜 그렇게 늦게 출동했는가? 심각한 문제이다. 재난구조의 전문성이 뛰어난 이들이 일찍 출동했더라면 선실에 진입할 수도 있었지 않는가?

언론에 생중계 되는 세월호가 전 국민 앞에서 서서히 가라앉았다. 수백 척의 함정과 수천 명의 병력과 첨단장비가 동원되었다. 잘 훈련된 육해공군과 용맹한 해경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말의 성찬 속에서 골든타임을 흘려보냈다. 육해공군, 해경, 특수부대는 즐비했건만 선실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

글/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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