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구단주도 김성근 감독도 침통 “인간 대 인간으로..”

데일리안 스포츠 = 박수성 객원기자

입력 2014.09.11 12:15  수정 2014.09.11 12:18

미리 비전에 대한 고민 끝에 팀 해체 결정

선수들과 만나 눈물 닦으며 "좌절하지 말자" 격려

고양 원더스 허민 구단주와 김성근 감독은 결국 팀 해체를 결정했다. ⓒ 연합뉴스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구단주 허민)가 3시즌 만에 결국 팀 해체를 결정했다.

매년 사비로 30억원 이상을 구단에 투자한 허민 구단주도 구단의 재정문제가 아닌 미래 비전에 대한 고민 끝에 해체하는 것이라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고양 원더스 하송 단장은 11일 선수단 미팅을 통해 선수들과 코치진에 해체 결정을 알렸다.

하 단장은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됐다”면서 “야구단을 더는 운영할 수 없게 됐다. 3년 동안 열심히 뛰어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단상에 선 김성근 감독은 “작별의 시간이 너무 빨리 왔다”며 “야구인으로서 선수들이 기회를 일찍 놓치는 것 같아 정말 아쉽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 “코치들이 11월까지 경기장에 나와 함께 훈련할 것이다. 나도 선수들이 새로운 길을 찾을 때까지 노력하겠다”며 “이제 감독과 선수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더스 구단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11월말까지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코칭스태프가 프로야구 구단의 테스트를 치를 선수들의 훈련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구단은 련 장소를 제공하고 훈련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원더스는 2011년 12월 프로구단에 지명 받지 못하거나 방출된 선수들을 모아 창단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패배자들로 뭉친 ‘외인구단’이었지만, 퓨처스리그(2군) 번외경기를 펼치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2012년 7월 투수 이희성이 LG 트윈스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7월 KT 위즈와 계약한 외야수 김진곤까지 22명이 프로에 입단하는 기적을 일궜다. 황목치승(LG)과 안태영(넥센 히어로즈), 송주호(한화 이글스)처럼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배출했다.

2015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는 포수 정규식이 원더스 선수 중 처음으로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LG에 2차 4라운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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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성 기자 (PKdbcrkds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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