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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아웃?' 류현진, 통한의 어깨부상이 앗아간 것들


입력 2014.09.13 22:08 수정 2014.09.15 07: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어깨 부상으로 시즌 잔여경기 등판 여부 불투명

부상 이탈 시 시즌 15승 도달 실패..이미지 우려

류현진은 어깨 통증으로 자칫 시즌을 일찍 마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 LA다저스

NL 서부지구를 넘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LA 다저스 입장에서 이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3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돈 매팅리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까지 주력 선발 3명을 이번 시리즈에 배치했다. 하지만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1회부터 난타당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3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AT&T 파크서 열린 '2014 MLB'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1회에만 5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4실점했다. 평소의 패스트볼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고, 볼 끝의 예리함도 없었다.

결국, 류현진은 2회말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강판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소 이닝 투구를 기록하는 불명예 속에 목표였던 15승 대신 7패째를 떠안았다.

반면 선발 맞대결을 펼친 매디슨 범가너는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다저스 타선을 누르고 9-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다저스 측은 “류현진이 왼쪽 어깨 염증 때문에 부진했다”고 밝혔다. 3경기 정도 등판 기회를 남겨둔 류현진은 시즌아웃 우려에 대해 “통증도 있고 불편함도 있다.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결과가 나온 게 아니다”며 “팀에 너무 미안하다. 빨리 열심히 치료 받고 돌아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진도 부진이지만 부상이라면 더 큰 문제다. 류현진은 지난 4월에도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당시 복귀까지 25일이 소요됐음을 떠올릴 때, 이번의 부상은 류현진의 정규시즌 아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정밀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부상으로 인한 부진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타난 결과의 아쉬움도 지울 수 없다. 우선 다저스는 이번 패배로 샌프란시스코에 1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NL 서부지구 1위 싸움을 일찌감치 끝내고 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노렸던 다저스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개인 기록 면에서도 손해가 크다. 어쩌면 류현진의 정규시즌은 이대로 끝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시즌 15승을 눈앞에 두고 2시즌 연속 14승에 머물게 된다. 15승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했을 때 매우 안타까운 결과다.

류현진 스스로 가장 애착을 가졌던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도 이루지 못한다. 경기 전까지 3.16이었던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38로 치솟았다. 바로 로테이션에 복귀한다 해도 2점대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가장 아쉬운 건 류현진이 남긴 이미지다. 부상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이긴 하지만, 류현진은 이번 등판에서도 ‘강팀에 강하다’는 이미지는 남기지 못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26경기 선발 등판, 상대팀의 승률이 5할 이상이었던 적은 이번 샌프란시스코전 포함해 총 11번이었다. 그리고 류현진은 그 11경기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4.97로 좋지 못했다. 반대로 승률 5할 미만의 약체를 만났을 때는 9승 2패 평균자책 2.39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6경기 등판해 152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초반에 난타당하거나 부상으로 인해 평소보다 일찍 강판되는 경우는 선발투수라면 누구나 한 시즌에 몇 차례씩 겪기 마련이다. 그래도 수준급 선발로 인정받는 투수들은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부상이 벌써 올 시즌 들어 세 번째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이미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 7주가량 출장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다면 세 번째다. 자칫 '인저리 프론' 이미지를 뒤집어 쓸 수도 있다.

올해의 류현진은 여러 면에서 작년의 류현진보다 부족했다. 작년에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30경기 등판해 192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승수만 같을 뿐 경기수와 투구이닝이 크게 줄었고, 평균자책점은 더 올라갔다. 이 모두가 부상 탓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7월까지 12승을 거뒀고, 당시 페이스라면 박찬호가 지난 2000년 기록했던 18승도 넘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거듭되는 부상이 모두의 꿈을 사라지게 만들고 말았다.

류현진의 몸값을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활약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만족할 순 없다. 류현진 스스로가 목표하는 지점이 훨씬 더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한국의 야구팬들도 그런 류현진의 꿈을 알고, 함께 꾸고 있다.

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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