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이름이 '엄마는 외계인'인 진짜 이유

조소영 기자

입력 2014.09.16 09:25  수정 2014.09.16 10:35

SPC 측 "제품 속성 소비자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

배스킨라빈스, 사내 '네이밍협의체' 통해 '독특한 제품명' 정해

아이스크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SPC그룹 계열사 배스킨라빈스는 제품 출시 전후 '독특한 제품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대학생 조민채 씨(가명·23)는 SPC그룹 계열사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즐겨먹는다. 배스킨라빈스의 31가지 맛 중에서도 민채 씨가 가장 좋아하는 맛은 초코볼 등이 듬뿍 들어가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엄마는 외계인'. 민채 씨는 맛도 맛이지만 '특이한 제품명'이 마음에 들어 여러 가지 제품들 중에서도 꼭 이 아이스크림을 사먹곤 한다.

최근 식품·외식업계의 마케팅 전략은 '독특성'이다.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광고는 물론 제품명 하나도 튀게 지어야 하는 것. 업계는 이 때문에 제품의 속성을 담으면서도 소비자들이 재미있어 할만한 제품명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SPC그룹이 있다.

15일 SPC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 계열사이자 아이스크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배스킨라빈스'와 SPC의 베이커리 플래그십 스토어 '패션5' 등의 제품명은 제품 출시 이전과 이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제품명을 보고 웃었다. 왜 이런 제품명이 붙었는지 궁금하다"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제품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름보다는 '왜 이런 제품명이 붙었는지' 소비자들이 유추해봐야 하는 것들이 더 많다. 이를테면 '엄마는 외계인', '슈팅스타', '아빠의 싱싱농장', '요고요고 석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것들이 그렇다.

패션5도 뒤지지 않는다. 패션5에서는 SPC의 베이커리 기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나만의 망고 요거트 팬케이크', '딸기 비 내리는 달콤한 어느 날', '로마의 휴일', '너에게서 헤어날 수 없어', '소보로, 레몬크림을 물다'와 같은 특이한 제품명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두 곳은 물론 SPC의 또 다른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도 '초코가 달콤한 시간'과 같이 독특한 제품명을 선보이고 있다. SPC 측은 일련의 전략에 대해 "제품의 속성을 고객들에게 좀 더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해외로도 이어진다. SPC 측은 "파리바게뜨가 진출해있는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도 한국에서의 제품명을 직역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현지화 정책으로 제품의 특성을 오롯이 드러내는 제품명이 사용된다.

각 계열사에서는 제품명을 짓는 팀이 구성돼 있다. 특히 계열사들 중 가장 독특한 제품명을 발굴해내는 곳으로 꼽히는 배스킨라빈스에는 '네이밍(Naming)협의체'라는 팀이 있다. 영업, 마케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담당자 등 총 10여명의 젊은 직원들이 모여 제품의 기본적인 콘셉트를 살펴보고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제품명을 확정한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이 된 '엄마는 외계인'의 경우에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배스킨라빈스 측은 "브레인스토밍에서 아이스크림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갈색을 우주, 아이스크림 안에 들어있는 초코볼을 행성 등으로 표현하면서 이 같은 이름이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