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SPC그룹 계열사 배스킨라빈스는 제품 출시 전후 '독특한 제품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대학생 조민채 씨(가명·23)는 SPC그룹 계열사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즐겨먹는다. 배스킨라빈스의 31가지 맛 중에서도 민채 씨가 가장 좋아하는 맛은 초코볼 등이 듬뿍 들어가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엄마는 외계인'. 민채 씨는 맛도 맛이지만 '특이한 제품명'이 마음에 들어 여러 가지 제품들 중에서도 꼭 이 아이스크림을 사먹곤 한다.
최근 식품·외식업계의 마케팅 전략은 '독특성'이다.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광고는 물론 제품명 하나도 튀게 지어야 하는 것. 업계는 이 때문에 제품의 속성을 담으면서도 소비자들이 재미있어 할만한 제품명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SPC그룹이 있다.
15일 SPC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 계열사이자 아이스크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배스킨라빈스'와 SPC의 베이커리 플래그십 스토어 '패션5' 등의 제품명은 제품 출시 이전과 이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제품명을 보고 웃었다. 왜 이런 제품명이 붙었는지 궁금하다"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제품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름보다는 '왜 이런 제품명이 붙었는지' 소비자들이 유추해봐야 하는 것들이 더 많다. 이를테면 '엄마는 외계인', '슈팅스타', '아빠의 싱싱농장', '요고요고 석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것들이 그렇다.
패션5도 뒤지지 않는다. 패션5에서는 SPC의 베이커리 기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나만의 망고 요거트 팬케이크', '딸기 비 내리는 달콤한 어느 날', '로마의 휴일', '너에게서 헤어날 수 없어', '소보로, 레몬크림을 물다'와 같은 특이한 제품명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두 곳은 물론 SPC의 또 다른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도 '초코가 달콤한 시간'과 같이 독특한 제품명을 선보이고 있다. SPC 측은 일련의 전략에 대해 "제품의 속성을 고객들에게 좀 더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해외로도 이어진다. SPC 측은 "파리바게뜨가 진출해있는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도 한국에서의 제품명을 직역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현지화 정책으로 제품의 특성을 오롯이 드러내는 제품명이 사용된다.
각 계열사에서는 제품명을 짓는 팀이 구성돼 있다. 특히 계열사들 중 가장 독특한 제품명을 발굴해내는 곳으로 꼽히는 배스킨라빈스에는 '네이밍(Naming)협의체'라는 팀이 있다. 영업, 마케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담당자 등 총 10여명의 젊은 직원들이 모여 제품의 기본적인 콘셉트를 살펴보고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제품명을 확정한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이 된 '엄마는 외계인'의 경우에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배스킨라빈스 측은 "브레인스토밍에서 아이스크림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갈색을 우주, 아이스크림 안에 들어있는 초코볼을 행성 등으로 표현하면서 이 같은 이름이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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