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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원외교 공격에 총력전, 새정치련의 노림수는?


입력 2014.11.02 10:06 수정 2014.11.02 10:09        김지영 기자

지난 정부 입각했던 최경환 부총리와 윤상직 산자부 장관 겨냥 포석

지난 2009년 12월 27일 아부다비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 원전사업 계약서 서명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정부가 역점을 갖고 추진했던 자원외교와 관련, 야권이 연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야권이 현 정부의 실세이자 전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압박해 예산안 정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7일 당내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 노영민 의원을 각각 단장으로 임명했다.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사업인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방산비리에 대해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구성에서 비교섭단체 몫으로 의석을 배정받은 정의당도 같은 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참여연대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자원외교를 추진했던 공공기관들을 고발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을 중심으로 ‘MB 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대책회의’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야권이 지난 정부의 철 지난 정책을 물고 늘어지는 데에는 예산안 심사와 경제 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현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최 부총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최 부총리와 함께 ‘실세 장관’으로 평가받는 윤 장관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과 지경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야권이 경제정책과 관련해 전 정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따른 타격은 고스란히 현 정부에도 전해진다.

경제활성화 정책과 세법 개정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투톱으로 불리는 최 부총리와 윤 장관이 공격받는 것은 입법을 주도해야 할 여당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현 상황에서는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당장 새정치연합은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우리가 입장을 물리려면) 적어도 저쪽에서 4대강 국정조사라든가 뭘 내줘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결과적으론 딜(deal)로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 입장은 시간이 흘렀더라도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것이고, 그걸 위해서는 국정조사든 청문회든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국정조사와 청문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는 자원외교 등을 둘러싸고 소모적 논쟁을 이어갈 명분이 생긴다. 논쟁이 2016년 총선 국면에 접어드는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피해를 보는 쪽은 단연 새누리당이다.

그렇다고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정조사 등을 실시한다면 새누리당으로서는 더욱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새정치연합이 최 부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증인 채택을 요구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명분도, 최 부총리와 이 전 대통령의 ‘대타’로 내세울 마땅한 인물도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 정권의 실세가 현 정권에서도 실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해당 인사는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야권의 도구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한 원내당직자는 31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4대강 사업이야 국감의 단골 레퍼토리이고, 자원외교의 경우에는 최 부총리가 전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했으니 단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보단 최경환 경제팀과 박근혜정부를 싸잡아 공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이어 “다만 의도적으로 법안심사소위를 앞두고 여당의 힘을 빼려고 그랬다기보다는 최경환 경제팀과 박근혜정부가 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부분들을 실패로 몰고 가려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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