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세상에 도전하는 차 브랜드 '얼마나 클까'?

조소영 기자

입력 2014.11.30 11:30  수정 2014.11.30 13:29

오설록·TWG Tea·공차 등 차 시장 경쟁적 성장

커피업계도 예의주시 "웰빙 트렌드 맞춰 인기"

국내 차(茶)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설록, TWG Tea, 공차를 비롯해 커피업계도 차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대표 차 브랜드인 오설록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국내 차(茶)시장이 상승 바람을 타고 있다. 캐주얼 차부터 프리미엄 차까지 구색이 갖춰지고 시장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커피업계도 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30일 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 차 시장 규모는 약 2500억이며 꾸준히 성장중이다. 커피시장이 약 4조인 것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차 시장은 포화상태인 커피시장에 비해 '블루오션'인데다 소비자 입맛이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업계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현재 10조 규모인 미국 차 시장이 2017년까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차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전개하고 있는 프리미엄 차 '오설록'이다. 고 서성환 회장이 '한국 고유의 차 맛'을 찾기 위해 1970년대 전개한 오설록은 현재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것은 물론 명동, 삼청동, 홍대 등에 직영 로드숍이 있다. 제주도에는 한국의 전통 차 문화를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차 종합전시관인 오설록 티뮤지엄을 2001년 개관했다.

제주에서 100만평의 유기농다원을 직접 운영하는 오설록의 차는 진한 풍미가 일품이다. 녹차 오프레도(7000원), 그린티 롤케이크(4500원) 등이 대표 메뉴다. 오설록은 지난해 전년대비 36% 성장했으며 신규 고객으로 2030세대가 부쩍 늘었다. 오설록 관계자는 "기존에는 차라고 하면 중·장년층만이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의 선물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최고급 차 브랜드 TWG Tea(이하 TWG)도 국내에 차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곳 중 하나다. 2008년 싱가포르에서 문을 연 TWG는 도쿄, 런던, 두바이 등에 이어 29번째 나라로 한국을 선택했다. 올초 서울 청담동에 매장을 낸 것을 시작으로 8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최근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에비뉴엘에 점포를 냈다. 특히 청담점에서는 식사를 겸할 수 있다.

38개국 45개 지역에 분포한 100곳 이상 다원과 거래하고 있는 TWG는 800종류 이상의 차가 준비돼있다. 이중 1837년 싱가포르 상공회의소 설립을 기념해 만든 홍차 1837블랙티와 TWG CEO 타하 북딥이 직접 블렌딩한 차 실버문 티가 대표 메뉴다. 차 한 잔 값이 1만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차를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차뿐만 아니라 캐주얼한 차도 '차 바람'에 일조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공차다. 전분으로 만든 동그란 알갱이가 들어간 이색적인 차(밀크버블티)를 판매하는 공차는 2006년 대만에서 시작돼 2012년 한국에 들어왔다. 공차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고급스럽게 마시는 것이라는 차의 고정관념을 깬 덕분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현재 전국에서 약 23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최대 밀크티 브랜드인 코이카페가 서울 강남역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두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커피업계도 차의 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차보다 커피를 찾는 이들이 많기는 하지만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있고 마니아층 또한 존재하는 만큼 차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다.

업계 중 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커피업계 큰손' 스타벅스다. 2012년 차 전문점 티바나를 인수하며 차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스타벅스에서는 잎차티와 티라떼 등 총 25종의 적잖은 차를 만날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9~10월 두 달간 차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증가했다"며 "차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제리너스커피 또한 "엔제리너스의 전체 매출 중 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도 종종 차를 찾을 때가 있고 마니아층도 있기 때문에 차 메뉴를 때마다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 업계 한 관계자는 "속도는 느리지만 '차의 시대'는 분명히 오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차 음용 문화가 확대될수록 차 시장도 커피시장처럼 다양화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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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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