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쿠웨이트]슈틸리케 감독도 실망한 듯 “이런 경기를 한다면 우리는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 연합뉴스
55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등극을 꿈꾸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약체들을 연파하며 8강행 티켓을 예약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서 킥오프한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에 1-0 신승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1-0 신승했던 대표팀은 2연승을 달리며 A조 4개팀 가운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8강행 티켓 획득 가능성은 크게 높였다.
쿠웨이트를 4-1 대파한 개최국 호주가 오만전에서도 승리한다면, 한국과 나란히 승점6을 기록한다. 이때 두 팀은 8강 진출이 확정된다. 따라서 오는 17일 열리는 한국-호주전은 A조 1위를 가리는 한판이 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호주가 오만을 가볍게 꺾는다고 가정했을 때, 우즈베케스탄-중국 등이 버티고 있는 B조의 1위를 피하기 위해 A조 1위를 차지해야 하는 한국축구로서는 호주에 골득실에 뒤지고 있어 승리가 필요하다.
자칫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할 경우, 토너먼트 일정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8강서 B조 1위가 유력한 우즈베키스탄, 4강에서 8강전 승리 가능성이 높은 일본과 붙는 대진표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는 물론 8강 상대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없다.
주전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첫 경기 오만전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7명의 선수가 바뀐 가운데 우려대로 초반은 답답했다. 특히, 감기로 훈련에도 불참한 끝에 이날 결장한 손흥민(레버쿠젠)과 부상으로 아시안컵 대회에서 이탈하게 된 이청용(볼턴) 공백은 상당히 크게 느껴졌다.
이처럼 '플랜B'를 들고 나와 실전 무대에서 승점3을 추가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는 경기 내용에 만족할 수 없었다. FIFA랭킹 125위에 불과한 쿠웨이트를 상대로 신승했다는 결과 자체도 자못 아쉽다.
변화의 폭이 컸던 공격진도 아시안컵 출전 사상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씻지 못했다. 이청용의 공백과 주전들의 컨디션 저하, 날카로움이 떨어지는 공격 등을 떠올릴 때, 우승컵을 놓고 경합을 벌일 일본-이란-호주 등을 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실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인한 악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 경기에서 호주에 1-4 대패한 쿠웨이트가 중앙 밀집수비에 치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거칠게 전방으로 달려 나오면서 공략할 만한 빈틈도 많았다. 하지만 차두리의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크로스와 매서운 헤딩으로 유일한 골을 만들어낸 남태희의 호흡 외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없었다.
기성용의 경기 운영은 탁월했지만 전방에서의 볼 처리가 썩 좋지 않았다. 잦은 패스 미스도 다득점 승리를 노린 슈틸리케호의 목표 달성을 방해했다. 수비도 불안했다. 위험 지역에서 상대를 놓친 경우가 오만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반 중반 미드필드에서 이어진 백패스를 중앙수비수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해 상대 공격수와 GK 김승규의 일대일 찬스를 허용할 뻔했다. 다행히 장현수가 몸싸움을 펼치고 김영권(광저우)이 걷어내 슈팅은 내주지 않았다.
1위든 2위든 A조를 통과해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 등과 만나 이긴다 해도 4강에서 만날 우승후보들을 꺾을 만한 파괴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만과 쿠웨이트 정도의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부담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실망한 듯 “이런 경기를 한다면 우리는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물론 손흥민과 구자철 등이 가세했을 때 이날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 첫 경기는 첫 경기라는 점 때문에, 두 번째 경기는 부상자와 주전들의 컨디션 저하 탓으로 어느 정도 위안은 삼을 수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약체들과의 2경기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고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로 삼는다면 희망은 꺼지지 않을 수 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