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외모지상주의]‘버리고 싶은 진짜 나’ 달콤 쌉싸름한 가짜 형석 놀이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5.04.09 14:05  수정 2015.04.09 14:11
주인공 박형석에게 어느날 초자연 현상이 찾아온다(네이버 금요웹툰 '외모지상주의' 캡처).
‘학원물 만화’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0대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비바 블루스'(마사노리 모리타), '반항하지 마'(후지사와 토루) 등이 대표적인 학원물 만화로 손꼽힌다. 원작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영화로 재탄생했다.

한국에선 1990년대 ‘아이큐 점프’에서 연재한 '진짜 사나이'(박산하), '비트'(허영만) 등이 있다.

최근에는 ‘웹툰’ 외모지상주의(박태준)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일부터 네이버에서 정식 연재 중이다.

외모지상주의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박형석은 일진들에게 괴롭힘 당한다. 결국,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전학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형석에 '초자연' 현상이 찾아온다. 잠들면 전혀 다른 육체로 깨어난다.

빼어난 얼굴, 큰 키, 탁월한 운동신경 등 남다른 유전자로 재탄생한다. 형석은 하루 24시간 중 학교에서 ‘가짜 형석’으로, 야간 편의점에선 본래의 모습으로 생활한다.

형석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아마 복서 이진성을 비롯해 학교 퀸카 박하늘, 과묵한 홍재열 등이 형석을 둘러싸고 있다. 이진성은 잘생긴 형석(가짜 형석)에 라이벌 의식을 느낀다. 박하늘은 ‘가짜 형석’을 짝사랑하고 있다.

과묵한 홍재열은 말없이 ‘가짜 형석’을 돕고 있다. ‘외모지상주의 20화’에서는 홍재열이 생일을 맞은 형석에게 명품 옷을 선물했다. 생전 처음 친구에게 선물 받은 형석은 감동한다.

‘외모지상주의’는 학원물이지만,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 우등반 vs 열등반 에피소드나 왕따를 방치하는 학교, 스승과 제자의 갈등은 없다.

그보다 주인공 형석을 중심으로 ‘원초적인 인물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동급생에게 얻어맞은 형석은 반항하지 않는다. 쌍코피가 줄줄 흘러도 순응한다.

형석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매사 의욕이 떨어진다. 친구들이 자신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아도 속으로 “못 봤겠지”라고 생각한다. 생전 처음 싸움에서 이겨도 우연으로 치부한다. 형석에게 초자연 현상이 찾아왔지만 성격은 변치 않는다.

외모지상주의 웹툰은 ‘10대’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0대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자신감과 자격지심이 평행선을 달린다. 의욕이 넘치지만 열등감도 뒤섞여있다.

명품 옷을 걸친 급우를 부러워하고 겉모습에 신경 쓴다. 10대 시절, 나보다 나은 친구의 삶은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기 마련이다. 때론 자신을 비하하고 친구의 삶을 동경한다.

외모지상주의 주인공 박형석은 새 삶을 얻었지만,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꿈에서는 언젠가 깨어나기 마련이다. 12시간마다 몸이 바뀌는 달콤함에서 깨어나면 남은 것은 현실이다.

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좁히는 것은 박형석의 몫이다. 이겨낼 수 있을까. 외모지상주의 결말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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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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