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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 아랑곳 않는 민주노총의 이기적인 춘투


입력 2015.04.28 09:47 수정 2015.04.28 10:18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청년 실업 온나라 걱정해도 기득권쥐고 요지부동

자신들 고용주도권만 지키려 말고 청년세대 걱정해야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총파업 대회를 열고 노동시장 구조개악 폐기,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 및 공적연금 강화,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전국의 노동현장은 비리로 해가 뜨고 해가 질 정도로 타락해 있다.", "노조 지도부가 지나친 특혜를 누리면서 권력화 됐다.", "해외에서 뉴스가 돌 정도로 우리나라를 '파업공화국'으로 만들었다."

2009년 민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고 권용묵 씨가 자신의 저서 '민주노총 충격보고서'에서 밝힌 민주노총의 적나라한 실체다. 그로부터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자성의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10년, 당시 김영훈 신임 위원장은 조끼 대신 깔끔한 정장을 입고 기자회견에 나와 ‘온건한 조직’ 이미지로 바꾸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말짱 도루묵이다. 2015년 4월 24일, 서울시청광장에서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있었다. 2012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총파업은 과거와 달라진 게 없었다. 수많은 깃발이 나부끼었고, ‘노조’ 하면 떠오르는 ‘단결투쟁’이 적힌 붉은 머리띠, 점퍼와 조끼 입은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노조의 파업인데, 구호는 ‘끝내자! 박근혜 가자! 총파업’이다. 파업에서는 ‘노동법 개악, 뇌물수수, 세월호 진심 은폐 끝내자! 박근혜 정권!’과 같은 정치적 구호들이 등장했다.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이미지는 이제 ‘민주노총’이란 단어 앞에서는 잘 떠올려지지 않는다. 2006년 평택미군기지 저지, 한미FTA 저지 등에 가장 열을 올리며 파업에 가담했고, 2008년 광우병 시위, 2010년 천안함 진상 규명 집회도 벌였다. 결국 무분별한 정치투쟁에 산하 노조들의 탈퇴가 줄 잇기도 했다. 이번 4.24 총파업도 찬성률 54.92%로 가까스로 가결됐다.

강경일변도의 투쟁방식, 근로자의 복리나 권익향상보다는 정치투쟁을 앞세우는 모습, 잊을 만 하면 터지는 노조간부들의 부패와 비리 사건 등은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5월 1일 10만 노동절 투쟁, 5월 말과 6월 말 파상적 총투업 투쟁도 예고했다. 봄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열린다고 하여 ‘춘투(春鬪)’라고도 불리는 민주노총의 투쟁이다.

최악의 청년실업 상황에도, 노조는 기득권 내놓지 않아

노조가 연례적으로 춘투를 여는 동안, 청년실업자들은 아직 오지 않은 취업의 봄을 기다리며 시린 겨울투쟁을 벌이는 중이다. 2015년 초 청년취업 성적표는 최악이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가 IMF 외환위기 직후로 많은 실업이 양산되던 때였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의 청년실업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만하다.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안이 도출될 것이라 믿었던 노사정위원회는 결국 결렬됐다. 필자는 지난 3월 19일 김대환 노사정위원장과 청년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은 청년에게 일자리 희망을 주기 위해 기성세대가 꼭 해결해야 할 책무”라며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이 청년들이 겪는 고용절벽에 희망의 사다리를 놓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사정 대표들도 집단의 이해관계가 있지만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은 인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결국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대타협은 무산됐다.

노동시장 개혁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절박한 과제였다. 노조의 기득권과 고임금 구조로 인해 신규 일자리 마련이 요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노조의 역할로 열악한 노동환경과 임금조건이 개선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과도한 정규직 보호로 인해 비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물론 경직된 고용환경을 초래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대변하는 10%의 근로자를 위한 기득권 수호는 노동환경의 심각한 불균형을 만들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 규모별 임금 및 근로조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할 때, 대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66.1, 중소기업 정규직 임금은 59.4, 중소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40.7이다.

같은 정규직이라도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임금격차가 상당하다. 오죽하면 청년들 사이에서도 중소기업 정규직으로 가느니, 대기업 비정규직이라도 되겠다고 하겠는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고용세습’ 조항에서도 확인된다. 우리나라 국내 대기업 세 곳 중 한 곳에서는 가족이 근로자일 경우, 자녀나 가족이 우선 채용될 수 있다. 정년퇴직자의 가족에게 공채 과정에서 특혜를 주는 것을 비롯해, 25년 장기근속 근로자 자녀 중 한 명에 대한 우선 채용 조항도 있다.

업무외 부상, 질병 퇴직자 가족에게도 채용 기회를 주는 곳도 있다. 이러한 고용세습은 주로 임금 및 단체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요구를 회사가 수용하는 방식으로 단체협약에 포함된다. 결국 강성노조가 있는 곳은 고용혜택마저 독점하고 있다, 어떤 청년들은 채용기회조차 박탈된 지도 모른 채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지금의 얼어붙은 청년고용 시장의 고통을 전적으로 노조 탓으로만 돌리려는 것은 아니다. 세대 간의 일자리 전쟁을 부추기고자 함도 아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한국사회에서 고통을 함께 분담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지혜를 모색해주길 바란다.

양보와 타협의 가치를 버린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노력과 헌신만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위원회의 협상 테이블 자체도 거부했고, 한국노총도 결국 박차고 나왔다. 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90%의 경제활동인구들은 보이지 않나 보다. 자기세대의 고용주도권만을 지키겠다고 하니, 청년세대는 어디에 기대 목소리를 내야 할까. 봄볕 가득한 시청광장에서 노조의 춘투가 이어지는 내내 청년 고용의 봄은 멀었다.

글/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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