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 MBC '앵그리맘'의 김희선과 '여자를 울려'의 김정은. ⓒ MBC
학교도, 사회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 언니들이 섰다. 이들은 무서움도 겁도 없이 내달린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과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의 김정은 이야기다. 두 드라마는 학교 폭력이라는 비슷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다. '앵그리맘'은 7일 종영했고 '여자를 울려'는 이제 막 방송을 시작했다.
엄마된 김희선의 실감 나는 모성애 연기 김희선은 극 중 고교생 딸을 둔 젊은 엄마 조강자를 연기한다. 돼지 불고기 백반 식당을 운영하는 강자는 딸 아란(김유정)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 말도 안되는 판타지적인 설정이지만 교복 입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건 '예쁜 김희선' 덕분이라는 말이 나온다.
강자는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딸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학교에 가지만 "전학을 가라"는 교사의 말에 좌절한다. 교육청에선 "증거 부족"이라며 모른 체한다. 도와주는 이 하나 없고, 학교 폭력의 가해자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피해자의 한 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다. 판사의 옷을 붙잡고 "이럴 줄 알았으면 신고 안 했다"며 울부짖는 피해 학생 어머니의 모습에 강자는 할 말을 잃는다. 많은 시청자가 공감하고 울었던 장면이다.
"경찰, 교육청은 증거 타령만 하고 법정에 소송을 걸어봤자 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강자는 학교와 사회의 추악한 민얼굴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거대한 비리를 목격하고, 온갖 비리로 뭉친 사람들과 대적한다. 내 딸을 위해, 그리고 내 딸과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김희선의 연기는 이전보다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실제로 딸이 있어서일까. 대사 한 마디, 눈물 한 방울이 진실해 보인다는 반응이 많다.
한 시청자는 "김희선의 절망감과 슬픔이 오롯이 느껴졌다"고 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예쁘기만 했던 배우의 연기 변신이 놀랍다"고 말했다. "강자의 외침에 속이 뻥 뚫렸다"는 한 시청자는 "허구적인 설정이지만 많은 약자 편에 서 있는 김희선의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긍정적인 평을 내놨다.
종영 시청률은 9.0%(닐슨 코리아·전국 기준)로 수목극 2위를 차지했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 MBC '앵그리맘'의 김희선과 '여자를 울려'의 김정은. ⓒ MBC_방송 캡쳐(위부터)
아이 떠나보낸 김정은의 절절한 마음 아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한 김희선의 뒤는 김정은이 잇는다. '여자를 울려'에서 김정은이 맡은 덕인은 푸근한 '밥집 아줌마'이자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엄마다. 전직 강력반 여형사인 그는 하나뿐인 아들이 세상을 떠나자 직장도 그만두고 아들이 다니던 학교 앞에서 간이식당을 하며 아들의 기억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을 잃었기에 김희선이 연기한 강자보다 더 깊은 슬픔을 지닌 캐릭터다. 결혼도 안 한 김정은은 아들을 잃은 절절한 심정을 호소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교무실에 찾아가 교사들의 멱살을 잡고 "당신들 뭐했느냐"며 소리치는 장면에선 여배우는 없고 얼굴에 눈물, 콧물이 뒤범벅된 한 엄마만 보였다.
먼저 간 아들처럼 비슷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덕인은 형사 특유의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 여자라고 우습게 봤다간 큰코다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웬만한 남자들을 때려눕히고 아이들을 괴롭힌 가해자들은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친다.
겉으로 강할 것만 같은 덕인은 학생들이 아파할 때마다 눈물을 쏟고 곧바로 가해자들을 응징한다. 오롯이 맨몸으로 홀로 나선다. '앵그리맘' 강자와 비슷하다. 학교, 사회, 주변 친구들도 나 몰라라 하지만 덕인은 '내 아이가 아프지 않게 살아갈 사회'를 위해 악을 쓰고 버틴다.
한 시청자는 "김정은의 화끈한 액션 연기,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김정은을 싫어했는데 팬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학교 폭력 얘기가 남 일 같지 않다"며 "아무도 해결해주지 못한 문제를 드라마 캐릭터가 건드리는 걸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했다.
드라마는 시청률 20%를 웃돌며 순항 중이다. 향후 덕인의 아들에 대한 비밀과 인물들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경우 시청률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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