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20분부터 10시까지...청와대 도대체 뭔일 있었나
일부 언론 엠바고 파기 논란, 청와대는 발표 → 연기 → 재공지 혼란
21일 오전 10시 15분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발표가 있기까지 청와대 춘추관은 말 그대로 '혼선'과 '혼란'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9시 15분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신임 국무총리 발표가 10시 있다. 홍보수석이 와서 발표할 것이다. 10시까지 엠바고이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라고 밝혔다.
이 때부터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송은 생중계 준비에 다른 언론들은 모두 시간에 맞춰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다 문제는 9시 20여분에 발생했다. 한 언론이 인터넷을 통해 대변인 발표를 그대로 송고했고 이를 확인한 기자들 사이에서 항의와 혼란이 발생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후 또 한번 사건이 발생했다. 민 대변인은 엠바고 시간인 10시를 5분여 남겨놓고 급하게 뛰어와 "총리 발표가 연기됐다"고 기사 송고를 늦춰달라고 말한 것이다. 이를 들은 기자들은 급하게 기사를 막기 위해 회사로 전화를 걸고 인터넷에 걸려 있던 기사들을 내리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일각에서는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후보자가 갑작스레 바뀐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황 후보자 인선에 대한 여당내 반발로 발표 시점을 두고 혼선이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갑작스런 발표 연기에 청와대 기자실은 '당황'과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10시 5분 민 대변인은 다시 춘추관을 찾아 "발표 문안을 수정하기 위해 시간이 연기된 것"이라며 "10시 15분에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황교안이라는 인물은 바뀌지 않았고 청와대는 이미 예정된 인물을 발표하면서도 짧은 시간에 공지, 연기, 재공지를 이어 가며 혼란스런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편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로부터 총리 인물이 잘못 알려지는 등 혼란의 모습을 보였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총리 내정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들은 것 같다는 언급을 해 관심을 끌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8시쯤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내가 잘못 들었는지 약간 해프닝이 있었다. 조금 이상한 일이 있었다"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유 원내대표는 '다른 사람으로 들은 것이냐'는 질문에 "다시 확인해보고 이야기하겠다. 그정도밖에 이야기못하겠다"며 "제가 잘못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에 신임 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전에 통보받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당의 원내대표가 새로 지명된 총리 후보자의 이름을 잘못 듣거나 착각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라 총리 후보자 결정 과정에서 당·청간 혼선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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