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 발모제? 무지와 부주의로 날린 태극마크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6.12 08:29  수정 2015.06.12 09:38

UAE와의 평가전 앞두고 도핑테스트 양성 판정

평소 콧수염 때문에 발모제 사용 주장..관리능력 의심

강수일 국가대표 자격 있나..무지와 부주의로 날린 태극마크

강수일은 프로연맹이 2009년부터 실시한 도핑테스트의 첫 적발자가 되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 연합뉴스

다문화 가정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강수일(28·제주)의 A매치 데뷔전이 어이없이 무산됐다.

강수일은 1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지난달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금지약물 스테로이드 일종인 메틸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도핑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즉시 해당 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대표팀 소속으로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인 강수일은 11일 홀로 귀국했다.

어처구니없는 부주의가 불러온 사고였다. 강수일은 콧수염이 나지 않아 발모제를 발랐다고 주장했다. 프로 운동선수라면 감기약이나 멀미약 하나를 복용하는 것도 조심해야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발모제든 무엇이든 자신이 사용할 약품을 구매하면서 어떤 성분이 들어있을지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 프로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손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대다. '잘 몰랐다'는 변명이 용납될 수 없는 이유다.

강수일은 프로연맹이 2009년부터 실시한 도핑테스트의 첫 적발자가 되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도핑 청정지대를 자부하던 K리그에도 생각지 못한 오점을 남기게 됐다. 강수일 본인의 국가대표 탈락은 물론 소속팀 제주와 축구계로서도 당혹을 감출 수 없는 소식이다. 2차에서도 최종 양성으로 판정된다면 강수일은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강수일은 올 시즌 제주에서 팀내 최다인 5골 터뜨리며 전력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 눈에 띄어 지난해 말 제주 전지훈련에 이어 대표팀에도 승선할 기회를 잡았다.

기존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대거 빠지고, 젊은 선수들과 K리거들의 대거 발탁된 이번 A매치 2연전은 강수일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국내 축구사에서 보기 드문 다문화 가정 출신의 국가대표로서 그의 A매치 데뷔전이 주는 상징성도 남달랐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와 무지로 인해 축구선수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던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고 말았다. 부주의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수일이 태극마크를 다시 달기 위해서는 먼 길을 돌아와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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