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 "15년차 배우? 여전히 배울 게 많다"

김유연 기자

입력 2015.06.29 09:15  수정 2015.06.29 09:20

2년 만의 복귀작…극중 인턴 사원 열연

“임상수 감독·고준희 배울점 많아”

배우 류승범이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가영화사

“지누를 통해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죠. 특히 낮은 소리를 내는 좋은 면들을 닮아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배우 류승범이 영화 ‘베를린’(2013)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돈의 맛’, ‘하녀’ 등을 연출한 안상수 감독의 ‘나의 절친 악당들’이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의문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와 나미(고준희)가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류승범은 청춘들의 애환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안 감독 작품 안에서 의문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인턴 지누 역을 맡아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류승범은 지누라는 캐릭터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범은 빈티지 스타일, 콧수염, 선글라스로 패셔니스타 다운 면모를 물씬 풍겼다. 그러나 입을 열기 시작한 류승범은 제법 진중했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젊은 날에 제 모습이 담겨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나의 절친 악당들'을 선택했죠.”

그래서일까. 류승범은 인터뷰 내내 연출을 맡은 임 감독에 대해 “너무 많이 배우고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상대 배우 고준희와의 호흡도 좋았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고준희의 연기는 훌륭했어요. 영화를 보고 진심으로 많이 배웠죠. 연기와 태도를 보면서 감탄도 했습니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고 배려해주는 편한 친구라고 생각해요.“

배우 류승범이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가영화사

극 중 청춘 지누 역을 맛깔나게 소화한 류승범은 영화를 통해 청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류승범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무엇일까?.

“청춘은 육체 나이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젊은 사람이지만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청춘은 가진 것이 없어도 행복하고, 가진 것이 없었던 것이 멋이었던 시절이죠. 멋을 추구하는 삶. 조금 더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는 삶. 처음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 나와 다른 것들을 보게 되는 시간. 질풍노도의 시간. 세상으로 나오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해요.”

류승범은 앞서 ‘나의 절친 악당들’ 언론시사회에서 자신이 열연한 지누라는 친구를 닮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영화 속 캐릭터 지누를 통해 배운 것은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많은 걸 듣는 점이에요. 낮은 소리를 내고,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죠. 물질적인 것들이 아닌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같은 경우 마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길 것 같은 분위기인데 이번 지누 역할을 통해 좋은 사람이 되는 의미를 배웠어요. 지누가 가진 좋은 면들을 닮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류승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유분방함이다. 이런 이미지는 대화 속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류승범은 공백 기간 동안 달랑 트렁크 두 개를 들고 프랑스행에 올랐다. 프랑스에서 3년을 보내는 동안 많은 일들을 경험했고 이후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과 연기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어야 해요. 영화라는 게 결국 기록이거든요. 엄청난 거죠. 제가 죽어도 영화는 남고 그것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그걸 깨닫고 나니까 진지해지더라구요. 예전에는 절 소모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작품이 영원히 남아도 되는지 생각한답니다.”

류승범의 컴백을 기다린 팬들은 많은 작품을 통해 그를 만나고 싶을 터. 류승범은 드라마에도 출연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웃음) 요즘 나의 상태는 생각하고 싶은 것만 하게 된다. 낯선 생각을 하려고 하면 웃음부터 나온다. (드라마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목적지도, 다음 작품도, 계획도 정하지 않은 상태의 류승범은 “지금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여기서 지내고 있는 게 아니라서”라는 말을 남겼다.

15년차 배우에 접어든 류승범은 “아직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예전엔 연기를 하느라 항상 바쁘게만 지냈는데 지금은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려고 한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보헤미안 같은 그에게 뮤지션의 끼가 보였다. 배우를 안 했더라면 무엇을 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기타를 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 기타를 배운지 1년 정도 됐는데 요즘 기타를 신나게 치고 있어요. 아마 배우 생활을 안 했더라면 음악과 함께 하고 있지 않을까요?.”

‘나의 절친 악당들’ 개봉 시기와 맞물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소수의견’ 등이 줄줄이 극장가에 이름을 올린다. 이에 “서로서로 잘 됐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관객들이 ‘나의 절친 악당들’을 꼭 봐야하는 이유를 묻자 “영화가 유니크하고 다채롭다. 활기차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서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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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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