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안방마님' 군림"…국민의힘, 與 '김현지 불출석' 무게에 총공세

"조희대는 대놓고 겁박하면서"

"민주, 국감 빈껍데기로 만들지 말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압박한 것과 달리, 김 실장에 대해선 방어적인 태도를 고수하자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1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에 참사가 났다든지, 본인이 관여한 업무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데 불러야 하나"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그런 식의 논리라면 김건희 여사를 국정감사에 불러야 한다"면서 "국정감사에서 증인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김 실장 불출석에 무게를 두자 비판을 쏟아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까지 언급하며 사법부를 대놓고 겁박했다"며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문제를 두고선 '문제가 없는데 불러야 하나'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준 권력을 자신들 입맛대로 조자룡 헌 칼 쓰듯 마구 휘두르는 모습에 국민적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며 "김 실장은 총무비서관 시절 대통령실 인사위원회 최종 책임자인 비서실장보다 직급이 낮음에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퇴를 종용하거나, 산하기관장, 중앙부처 국장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도 진실은 드러나는 법"이라며 "국민은 추석 직전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영전하는 대통령실 인사조치를 지켜봤고, 김 실장이 단순한 곳간지기가 아니라 대통령실의 실질적인 안방마님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국정감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오만하고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즉각 그만두고, 김 실장을 국정감사장에 반드시 출석시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권의 눈물겨운 '김현지 감싸기'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선 "기본적인 사항조차 알려지지 않아 온갖 소문이 돌 정도로 베일에 싸여있는 공직자를 국정감사에 불러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것을 정쟁으로 치부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 실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당당하게 나오라"면서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한 점 숨김없이 투명하게 밝히는 것만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나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통령실 증인 요구는 매우 불순한 정치공세"라고 반발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두 번의 비선 국정농단을 방치한 정당이 대통령실을 입에 올릴 자격이 있나"며 "대통령실 참모를 두고 '실세 위의 실세'로서 '실질적 안방마님'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최순실과 김건희를 비롯해 온갖 비선이 국정을 농단해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되고 감옥까지 갔다"며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침묵과 방조를 넘어 방탄조를 자처했는데,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인수위원회조차 없이 출범한 지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실을 흔들고 발목 잡겠다는 의도"라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통령실에 대한 정치공세에 단호히 대응하고, 국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