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맥주 양강구도 흔든 롯데 클라우드 본산지 가보니
생산량이 곧 판매량일 정도로 인기...2018년 15% 맥주 점유율 예상
지난해 4월 대한민국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모두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어떤 기업도 쉽게 신제품을 내고 홍보나 마케팅을 할 수 없었다.
같은 시기 선보인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어쩌면 '불운한 시대'에 태어난 희생양 일 수 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클라우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독차지했던 맥주 시장의 양강구도를 흔들며 맥주업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어느새 맥주 시장 점유율도 5%대로 안착했다. 특히 이런 성과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애도 분위기 속에 클라우드에 대한 어떤 마케팅도 하지 못한 가운데 나운 결과라는 점이다.
결국 클라우드의 성공은 엄청난 광고와 '폭탄'으로 점철되던 한국 맥주 시장에서 맥주 맛 본질에 충실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성공적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지난 17일 클라우드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롯데주류 충주공장을 찾아가 봤다. 공장 입구에서부터 구수하면서도 익숙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집에서 식혜를 만드실 때 나는 그 냄새였다. 맥주와 식혜의 원료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맥주의 원료는 맥아(발아한 보리)와 효모, 물 등을 높은 온도에서 끓인다. 다른 맥주회사들은 이 끓인 맥주 발효 원액에 다시 물을 섞는다. 하지만 클라우드는 맥주 발효 원액에 물을 추가로 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클라우드를 '물 타지 않은 맥주'라고 말하는 것이다. 도수도 클라우드가 약간 높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에 적용된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은 맥주 발효 원액에 물을 추가로 타지 않는 방식으로 맥주 본연의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보통 독일, 영국, 북유럽 등 정통 맥주를 추구하는 나라의 프리미엄급 맥주가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를 독일 정통 맥주와 유사한 맛과 향을 내기 위해 독일과 체코 등에서 수입한 최고급 원료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발효와 숙성, 여과, 패키징의 단계였다. 충주공장 생산라인은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로 나가는 케그(KEG)맥주 등 3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다.
다른 맥주 공장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충주공장은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있고 개방적이며 깔끔했다. 또 자동화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대지 면적이 3만평인 공장에 근무인원은 120여명에 불과했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에 대한 시장의 호의적 반응으로 지난해 생산량을 5만㎘에서 10만㎘로 늘렸다. 충주공장과 5분 거리에 건설 중인 충주2공장이 2017년 완공되면 생산량은 총 30만㎘로 확대된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2018년까지 1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는 맥주 본질에 충실한 결과 출시 1년 3개월 동안 약 1억4000만병이라는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또한 최근 소비자 조사에서 한번 맛을 본 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이 일주일 내에 클라우드를 구매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롯데주류 측은 전했다.
실제 클라우드의 분기별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 3500만병에서 4분기 4000만병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12월에는 1500만병이 판매되며 월별 판매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류 도매사들의 반응도 높아 수도권의 경우 99%의 입점율을 기록했고 2회 이상 발주한 주류 도매사들도 전체의 90%에 달했다.
여기에 가정시장의 소비지표 척도를 나타내는 대형마트에서도 평균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주류가 한해 생산 가능한 클라우드의 양이 전체 맥주시장의 3% 수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풍부한 맛과 거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곧 판매량일 정도로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며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생산량을 늘려 더 많은 소비자들이 클라우드를 맛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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