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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이 지핀 불씨…분위기 반전 촉매제?


입력 2015.10.13 08:40 수정 2015.10.13 10:3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오재원, 2차전서 모호한 수비로 서건창과 충돌

과거에도 벤치클리어링은 분위기 반전의 촉매제

오재원의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로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KBS 화면 캡처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가 격한 신경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 팀은 13일 목동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기사회생을 노리고, 2연승의 두산은 시리즈를 조기에 마감, 플레이오프까지 휴식일을 보장받겠다는 심산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 모두 1점 차 승부일 정도로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고, 2차전은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의 힘이 돋보였다.

경기가 마냥 매끄러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특히 2차전에서는 심판의 모호한 스트라이크 판정과 라이트 문제, 그리고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나며 넥센의 신경을 날카롭게 했다.

그 중심에는 ‘논란의 사나이’ 오재원이 있다. 넥센은 2차전 8회 무사 1, 2루 찬스서 서건창이 희생번트를 댔다. 이에 1루 커버에 들어간 2루수 오재원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은 뒤 왼발로 서건창의 진로를 막는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시즌 초 1루로 달리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했던 서건창 입장에서는 충분히 위협이 될 만한 장면이었다.

당시 서건창은 "좀 피하면서 잡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오재원은 오히려 적반하장의 반응을 보였다. 서건창의 말을 욕설로 착각한 오재원은 크게 흥분, 결국 벤치클리어링으로 확대됐다.

보다 못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작심한 듯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깨끗하게 야구하고 싶은데 자꾸 두산에서 자극한다”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양 팀이 너무 곤두서있는 것 같다"고 대응했다.

3차전을 앞둔 두산과 넥센의 분위기는 흡사 전쟁을 벌이기 일보직전이다. 오재원의 황당한 수비로 넥센의 신경은 날카로우며, 두산 역시 홈에서 박동원과 충돌한 김현수가 실려 나가 분통이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벤치클리어링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곤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7년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다.

당시 SK는 문학에서 열린 2차전서 투수 채병용이 두산 김동주의 팔꿈치를 맞혔다. 그리고 잠실 3차전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두산 투수였던 이혜천은 정근우를 사구로 내보낸데 이어 김재현에게도 등 뒤로 빠지는, 빈볼에 가까운 공을 던졌다.

당연히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뒤엉켰다. 특히 외국인 투수 리오스는 다음날이 자신의 선발 등판이었음에도 흥분을 감추지 않았고, 화를 이기지 못한 김동주는 SK 더그아웃을 향해 손으로 목을 긋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 벤치클리어링이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당시 SK는 1~2차전을 모두 내준 상황이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까지 연승을 내달린 팀의 우승 확률은 100%. 하지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SK는 3~6차전을 내리 따내며 창단 첫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걸었다. 벤치클리어링이 반전의 촉매제가 됐음이 증명된 사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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