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판 할 향한 시선, 왜 차가울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1.28 06:54  수정 2015.11.28 06:58

올 시즌 리그 2위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고전

막대한 투자 비해 성과 적어..고집스러운 용병술도 원인

맨유 판할 감독.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해 루이스 판 할 감독 부임 이후 2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올 시즌에는 8승3무2패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판 할 감독이 무너진 맨유를 재건했다고 할만하다.

하지만 정작 판 할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내내 지도력을 둘러싸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맨유 2년차가 된 올 시즌도 상황이 좋아지기는 커녕 여론은 더 차갑다.

영국 축구전문가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판 할 감독의 용병술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팬들 역시 맨유의 축구가 지루해졌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판 할 감독에 대한 비판은 막대한 투자에 비교해 성과가 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맨유는 판할 감독 부임 이후 팀 재건을 위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물량공세를 쏟아 부었다. 전임 알렉스 퍼거슨이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투자 규모다.

슈바인슈타이거, 슈나이덜린, 다르미안, 마르샬, 데파이, 블린트 등 거의 대부분의 포지션에 스타급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확실히 했다. 웨인 루니와 마이클 캐릭, 데 헤아, 애슐리 영 등 몇 명을 제외하면 이제 퍼거슨 감독 시절에 활약했던 선수들은 거의 남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이처럼 막대한 투자에도 효율성은 떨어진다. 맨유는 올 시즌 이긴 경기에서도 내용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리그에 비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맨유는 최근 PSV 에인트호번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0-0으로 비겼다. 맨유는 마지막 6차전 볼프스부르크전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16강에 간신히 진출할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이 가운데 올 시즌 맨유의 가장 큰 패착으로 평가받는 공격진 보강 실패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판 페르시, 치차리토, 팔카오 등 부진했던 공격수들을 대거 정리했지만 이들의 대체자로 기대했던 루니, 마샬, 데파이의 활약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마샬이 그나마 분전하고 있지만 아직 20살의 어린 공격수일 뿐이며, 루니와 데파이가 부진에 허덕이면서 공격진의 무게가 크게 떨어졌다. 1월에 추가로 검증된 공격수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맨유 팬들은 “돈을 그렇게 쓰고도 아직까지 선수가 부족하냐는 핑계냐”며 반응이 싸늘하다.

거듭된 부상도 맨유를 힘들게 한다. 이미 다리 골절로 시즌 아웃된 루크 쇼를 비롯해 안토니오 발렌시아, 안데르 에레라, 필 존스, 마이클 캐릭 등 팀 내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에 허덕이며 팀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무엇보다 판 할 감독의 선수 장악력과 위기대처 능력은 끊임없이 전임자인 퍼거슨 감독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퍼거슨 감독도 과거 몇몇 스타 선수들과 주도권을 놓고 충돌한 적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팀 내 신망이 두터웠다. 반면 판 할 감독은 고집스러운 용병술과 딱딱한 태도로 선수단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가다.

맨유 역사상 최악의 먹튀로 남을 앙헬 디 마리아의 이적이나, 유령 선수가 되어버린 빅토르 발데스와의 갈등에는 판 할 감독의 태도에도 적지 않은 원인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판 할 감독 체제에서 맨유가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비력이다. 하지만 맨유는 전통적으로 안정된 수비로 지키는 축구보다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하는 가치를 추구해온 강팀이었다. 용병술에 대한 불신과 비판 여론 속에 맨유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판할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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