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첫 번째 움직임으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난 2년간 LG의 주장을 맡았던 이진영(35)을 kt로 보냈다.
KBO는 27일 서울 양재동 The-K서울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2차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진영은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의 선택을 받았다.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진영은 올 시즌 103경기 타율 0.256 9홈런 39타점으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통산 타율 0.303의 타격 실력과 강견으로 ‘국민우익수’로 명성을 떨쳤던 이진영이기에 LG 선택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LG도 이진영을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는 명분은 있었다. 잠실 라이벌이자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정수빈, 민병헌 등 젊고 빠른 외야수들을 육성해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이에 반해 베테랑 위주였던 LG의 외야는 세대교체가 필요했다.
LG의 간판 큰 이병규는 이미 마흔을 넘긴 나이로 더 이상 외야수비가 쉽지 않고, 박용택은 내년 시즌 37세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부진한 성적을 거둔 양상문 감독이 젊고 빠른 야구로 팀 컬러를 바꾸기 위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럼에도 리빌딩을 위한 LG의 선택은 두산의 리빌딩 과정과 비교했을 때 큰 아쉬움이 남는다.
두산은 2013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004년부터 10년 간 헌신해온 임재철을 떠나보냈다. 그러나 당시 2차 드래프트는 팀과 임재철 모두를 위한 선택이었다.
2013년 두산의 외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두산의 외야는 3할 타자 이종욱, 김현수, 민병헌에 빠른발의 정수빈과 장타력을 갖춘 박건우까지 양질의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했다. 사실상 임재철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젊은 외야진이 당시에만 반짝 활약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다. 이들은 모두 입단부터 베테랑들과의 경쟁을 통해 당당하게 주전자리를 꿰찼다.
여기에 두산은 2013시즌을 마친 뒤 이종욱이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지만 정수빈이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올해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반면 LG의 외야는 두산과는 상황이 다르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내야수 출신 채은성과 문선재를 외야로 이동시키는 모험을 단행했다. 베테랑들이 즐비한 LG 외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한 양상문 감독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올해 90경기에 나선 채은성은 타율 0.249 4홈런 20타점에 도루는 3개에 불과했다. 올해 103경기에 나선 문선재는 타율 0.226 5홈런 27타점 9도루를 기록하며 역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LG는 내년 시즌 이들에게 더 많은 출장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통산 타율 0.303의 이진영을 과감하게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다. 베테랑을 넘어서지 못하는 젊은피들을 위해 LG는 실력에서 뒤쳐질 것이 없는 이진영을 과감하게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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