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 사죄' 하토야마 전 총리, 일 우익단체에 '포위'
일 우익단체 "하토야마는 매국노" 차량 포위하고 신변 위협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해 무릎을 꿇고 사죄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일본 우익 단체 회원들로부터 차량이 포위당하는 등 신변에 위협을 당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10월 4일 오후 5시경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도쿄도 지요다구를 지나던 중, 교차로에서 일본 우익단체 ‘소모쿠키의 모임’의 선전용 차량 12대에 둘러싸였고, 약 10분가량 움직이지 못한 채 도로에 갇혔다.
당시 하토야마 전 총리는 메이지대학교에서 열린 중·일 관계 관련 심포지엄에서 강연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해당 단체는 하토야마 총리가 이날 강연에서 “일본이 중국에 사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같은 포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하토야마는 매국노”, “하토야마같은 매국노가 전 총리라는 게 부끄럽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로 인해 주변 도로가 10여분 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해당 우익단체 회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선전용 차량도 모두 압수했다.
한편 하토야마 전 총리는 광복 70주년을 앞둔 지난달 12일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대규모로 수감돼 잔인한 고문을 받았던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했다. 그는 이날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8호실 감방과 순국선열 추모비에 차례로 헌화한 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묵념을 하고 “일본이 식민 지배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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