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못찾는 필리버스터 정국, 여야 '강대강' 대치 상태
여 "테러방지법, 여야 합의안이며 더 협상의 여지 없다"
야 "무제한 토론 이어갈 수 있는 동력 자체는 충분하다"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 국회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25일로 3일차에 돌입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언회 여당 간사이자 이번 테러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이철우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나와 "이것은 여야가 합의한 안이며, 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국회 정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야당 의원 2명, 여당 의원 2명이 3차례 심사를 해서 굉장히 복잡한 법안을, 쉽게 얘기해서 36개 조항이 돼 있는 법안을 17개로 줄였다"며 "야당의 주장을 담고 난 다음 또 추가로 두 개 조항을 담았다. 인권보호관과 그 다음 무고죄나 날조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대해서는 "지금 토론이라는 것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토론은 자기가 주장을 논리적, 합리적으로 펼쳐야 되는데 지금 논리전개보다는 자료를 낭독하고 논문을 읽고 대테러활동지침을 두 시간에 걸쳐 읽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토론이라기보다는 자기의 선거운동"이라며 "국정원을 비판해 국정원 힘빼기만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의 국정원 권한 남용 주장에 대해 "야당은 늘 국정원과 관련된 사안이 나오면 과민반응을 보여왔고 과거의 국정원 역할과 기능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치사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지극히 야당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라디오에서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얘기가 있다"며 "본인들이 항상 지역구에서 '공천 어떻게 받나' 그 생각만 하시니까 동료 의원이 그렇게만 보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은 의원은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할 수 없는 길이 없어서 그마나 그것이라도 선택한 수동적인 선택이었다"면서 "야당 내에서도 필리버스터 결정할 때 여러 변란이 있었는데, 유병호 의원의 '답이 있냐. 우리가 선거만 치르는 동물도 아니고'라는 마지막 말씀이 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국제상황에서 대테러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대테러방지법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지금 새누리당이 제출한 법안에 대해서는 인권 침해적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수집권을 국정원에 두느냐, 국민안전처에 두느냐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최악은 피해보자는 것 아니냐"라며 "그래서 국정원에 정보수집권을 준다고 하더라도 남용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최소한 삭제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의 지속 가능성에는 "현실적으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 자체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서도 "충돌직전에 있는 대테러방지법이라는 열차와 획정위에서 넘어온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두 대의 열차를 어떻게 피해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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