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면 '독수리 에디'
휴 잭맨·태런 에저튼 주연…덱스터 플레처 감독 연출
영국 스키 점프선수 실화 바탕…시각적 효과 돋보여
다리가 불편했던 에디 에드워즈(태런 에저튼)는 어릴 때부터 올림픽에 나가는 꿈을 꿨다.
모두가 안 된다고 말려도 에디는 꿈을 향해 전진한다. 수 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선다. 실망하고 낙담하는 법은 없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영국 스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에디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키 점프 선수가 되기로 한다. 비웃음과 상처를 안고 무작정 독일의 스키 점프 훈련장으로 떠난 에디는 그곳에서 홀로 스키 점프를 시도한다.
처음 15m를 성공한 그는 40m 문턱 앞에서 좌절한다. 그래도 꿋꿋이 일어선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지만 열정과 노력은 꺾을 수 없다.
에디는 반항적인 성격으로 미국 국가대표 선수단에서 퇴출당한 천재 스키 점프 선수 피어리 브론슨(휴 잭맨)을 우연히 만난다. 에디를 무시했던 브론슨도 에디의 열정 앞에선 무너진다. 두 사람은 편견과 비웃음을 뛰어넘고 그들만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독수리 에디'는 1988년 영국 스키 점프 국가대표가 된 당대 화제의 인물을 바탕으로 했다.
에디는 병약한 체력, 신체적 단점, 열악한 환경을 딛고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입지적인 인물. 영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987년 세계 선수권대회에 참가해 55위의 성적을 거뒀고 다음 해 열린 캐나다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 하늘을 날았다.
70m, 90m 두 분야에서 꼴찌를 기록했으나 언론과 세계인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 '독수리 에디'라고 불렸다.
영화는 지난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로 600만 관객을 동원한 브리티쉬 귀요미 태런 에저튼과 영원한 '엑스맨' 휴 잭맨이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연출한 매튜 본이 제작을, 배우 겸 감독인 덱스터 플레처가 연출을 맡았다.
'독수리 에디'는 숱한 역경과 고난을 겪고 도전하는 올림픽 정신을 일깨워준다. '성공보다 노력이 중요하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과보다 도전이 더 가치 있다'는 삶의 이치를 길어 올린다.
소외 말하는 '스펙' 하나 없이 한 길을 걸어온 에디는 절망적인 말만 들었다. "자넨 딱 거기까지야", "올림픽 감이 아니다", "너 따위를 알아주는 세상이 아니야" 등이 그렇다.
브론슨은 에디에게 "죽을 각오가 돼 있지 않으면 함부로 올라가지 말아라"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에디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부족한 선수라는 걸. 그런데도 올림픽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굳은 용기와 의지로 도전했고 결국 하늘을 날았다. 뛰어난 실력이나 성적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는 올림픽 정신에 대중은 열광했다.
꿈을 이룬 에디에게 사람들은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말한다. '난 잘하는 것도 없어', '난 너무 초라해'라며 움츠린 세상 모든 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위로하면서.
'킹스맨'으로 스타덤에 오른 태런 에저튼은 역할을 위해 체중을 늘리는 등 외형적인 변화를 꾀했다. 휴 잭맨은 '엑스맨' 이미지를 벗고 후배를 뒷받침 해준다.
스크린에서 스키 점프를 간접 체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작진은 단조로운 스키 점프 액션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배우의 머리에 헬멧 캠을 장착했다. 슬로프를 내려갈 때의 스피드를 담아내고 점프대 안과 주변에 카메라를 설치해 급강하하다 하늘을 나는 장면을 실감 나게 촬영했다.
에디가 90m 코스에서 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 홍보차 내한한 휴 잭맨은 "'독수리 에디'는 유머와 스포츠, 소외된 약자를 다룬 영화"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보면 더 깊은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불안감, 슬럼프를 극복하고 믿음 하나로 꿈을 이룬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장 높이, 가장 빨리 앞서 나가지 못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 이기고 지는 것보다 올림픽 축제의 일부가 된다는 걸 에디를 통해 표현했다"고 밝혔다.
4월 7일 개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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