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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해서 같이 일 못하겠네” 말에 상처받는 직장인


입력 2016.03.11 13:50 수정 2016.03.11 13:51        스팟뉴스팀

의사소통 체크리스트 통해 자신의 의사소통 특성 이해

사진은 직장 내 대화법 보고서에서 제시한 의사소통체크리스트의 일부 캡처.

국립국어원에서 말투에서 비롯되는 직장 내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직장 내 대화법’을 만들었다.

국립국어원은 8일, 전은주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연구팀이 수행한 ‘분야별 화법 분석 및 향상 방안 연구 ? 직장 내 대화법’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5년 7월 직장인 1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서면인터뷰를 통해 구체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상당수가 상사나 동료 등의 말투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었다. 특히 공개적인 질책이나 언어폭력을 사용하는 분노 표현, 성차별적 발언, 성희롱적 발언, 대화 예절 부족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업무 회의 상황에서 “내가 너를 관두게 만들 수도 있다”는 협박을 포함해 “대리인데 아직도 그걸 못하냐”고 하급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말을 끊어버리는 일이 4~5번 이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9.3%에 달했다.

이런 식으로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응답자의 58%가 뒤에서 불평하거나 체념하고 의견을 내지 않는다. 일방적인 업무 문화를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겉으로는 다 들어주는 척해놓고 정작 필요한 부분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하거나, 기껏 말을 해도 짜증과 비난이 돌아올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응답자의 19.3%가 업무보고 시에 매일 또는 자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자 결재를 포함하여 온라인 업무 보고 시스템이 잘 구축된 사업장이 아닌 경우 많은 상황에서 하급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언행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지시를 내리지도 않고 “왜 네 마음대로 하느냐”고 화를 내거나, “너 뭐 하는 사람이냐? 생각을 좀 하라”고 무시하는 경우는 물론, 내용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지도 못하면서 단어 사용 같은 사소한 것으로 트집을 잡는 유형의 상급자들에 하급자들이 고통을 호소하지만, 역시 50% 이상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와 보고를 거쳐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에서도 하급자를 향한 언어폭력은 그치지 않았다. 언어폭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응답한 수는 20%에 불과했다.

업무 수행상황에서는 “여자가 뭘 안다고” 또는 “그런 잘하는 네가 해봐”라고 상대를 무시하거나 본인의 잘못은 남에게 넘기고 잘된 것은 자신이 취하려는 상급자의 태도가 문제였다. “야”라고 부르거나 욕설, 인신공격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오히려 회식 상황에서는 51.3%의 응답자가 갈등 상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많이 개선되었음에도 40.7%가 강압적인 회식 분위기 속에서 상처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회식자리에서는 임신부에게 한두 잔은 괜찮다며 술을 마시라고 하거나, 여직원에게 “앞치마 매니 부엌데기네”, “여자가 따라주는 술이 맛있다”고 하는 등 여직원을 희롱하는 상황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휴가나 휴직을 쓸 때, 직무 외 사적 대회에서 개인적은 소문을 퍼트리고 다니는 식으로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직장 내 대화 개선을 위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개방성, 협력성, 공손성, 적절성을 주 요소로 하는 대화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24문항의 의사소통 점검표를 만들어 자신의 의사소통 특성을 이해한 후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략을 세워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제안한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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