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정치' 안철수 심판해달라는 문재인의 사죄?
광주 찾아가 사과한다며 '호남볼모' 안철수 비난
안은 무대응 응수…'배신의 정치' 비판할땐 언제고
'배신의 정치' 박 대통령 비난했던 문재인, 광주서 '분열의 정치인 심판'
안철수 공격했지만무대응 응수…오히려 역풍 불 수도
8일 광주를 방문해 무릎꿇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분열의 정치인'을 운운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를 공격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안 대표는 작게는 호남, 크게는 대권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답지 않은 예상외의 부드러운 응수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전략적인 판단'으로 해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우리 국민의당은 확장성이 있고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높은 당"이라며 이날 오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당과 자신을 '분열적 정치인'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기도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미 언론에서 나왔지만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가 실망해서 이탈해 국민의당을 지지하시는 분이 30%정도나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문 전 대표가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호남과 광주 시민들께서 판단하고 결정하실 것"이라고 대꾸했다. 얼핏 보면 안 대표는 동문서답을 해 주제를 흐린 것 같지만, 실상은 문 전 대표의 '분열의 정치인' 공격을 "분열이 아니라 확장성을 통해 정권교체가 가능한 당"이라며 유연하게 받아 넘긴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그동안 안 대표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의 도발에 항상 즉각적인 강경대응을 보여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일 정도의 반응이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불과 5일 앞두고 독한 소리로 각을 세우며 유권자들을 또 다시 정치혐오, 피로감으로 몰아넣기 보다는 희망과 미래비전 제시를 통한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안 대표의 이런 대응에 싸움을 걸었던 문 전 대표는 오히려 곤란한 입장이 됐다. 문 전 대표의 '분열의 정치인' 낙인에서 지난해 정치권 최고의 핫이슈였던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당시 문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개입'이라며 반발해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시켰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아예 문재인 전 대표의 공격을 방임한 것은 아니다. 이날 오후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대권을 향한 욕심과 위선으로는 민심의 문을 열 수 없다"며 "먼저 친노 패권에 대해 사죄하고 친노 계파 해체에 대한 실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9일에도 서울을 시작으로 성남·용인·수원·군포·부천·안산 등 수도권 일대를 1시간 단위로 도는 지원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8일에 이어 9일에도 호남일정을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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