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여소야대…숫자로 보는 20대 총선
‘73’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 서청원 나이
‘26’ 여성 당선인 수·초접전 지역 득표 차
‘122, 123, 38, 6, 11’
새누리당 122석,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총선이 끝났다. 여야의 공천 파동, 네거티브 선거전 등 다양한 이슈들은 사전투표율 역대 최대 기록, 여성 지역구 의원 사상 최다 배출 등 다양한 진기록을 배출했다. 이번 20대 총선의 의미있는 ‘숫자’가 주목되는 이유다.
‘1’ 여당-제1야당 의석수 차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됐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 1석 차이로 원내1당이 됐다. 특히 무소속을 제외한 야당 3당의 의석수 합계가 167석이 되면서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이라는 대형 호재 속에서도 공천 파동으로 역풍을 맞았다. 여권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과 강남에서 상당수 자리를 내주면서 집권여당의 위상이 흔들렸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사퇴를 시작으로 비대위 체제로 돌입, 개혁을 기치로 내세우고 새 지도부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친여 성향의 무소속 후보의 복당 여부가 원내1당으로 돌아올 수 있는 ‘키’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예상 외의 선전이라는 평이다.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여니 결과는 달랐다. 더민주는 제1야당의 위상을 지켰고, 원내1당까지 거머쥐었다. 국민의당은 광주와 호남 대부분에서 ‘녹색 깃발’을 꽂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대권 주자로 우뚝 섰다.
‘12.2’ 역대 최고치 기록 사전투표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9일 진행된 사전투표의 투표율은 12.2%다. 총 선거인 4210만398명 가운데 513만1721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서 첫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처음 도입 당시 4.9%를 기록한 바 있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11.5%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 상승에 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 세대가 사전투표에 이전보다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투표자 가운데 25.8%(132만 명)가 20대다.
‘25’ 총선 참여 정당 수
이번 총선에는 역대 가장 많은 정당이 참여했다. 25개 정당으로,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외에 가자코리아·강제동원일제피해․일본군위안부인권정당·개혁국민신당·고용복지연금선진화연대·공화당·그린불교연합당·기독민주당·노동당·녹색당·민중연합당·복지국가당·친반통일당·통일한국당·한국국민당·한나라당 등이 참여했다.
비례대표에 후보를 낸 정당이 21개로 최종 집계되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도 역대 선거 중 가장 긴 33.5cm에 달했다. 군소정당은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폐지법’ 등 이색 공약을 내걸며 표를 호소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26’ 지역구 여성 당선인 수…전국 최소 득표 차
이번 총선에는 헌정 사상 초유의 ‘여풍’이 불었다. 지역구 여성 당선인 수가 무려 26석이 된 것. 이는 전체 지역구 당선인(253명)의 10.27%를 차지한다. 16대 5명, 17대 10명, 18대 14명, 19대 19명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여성이 국회에 입성했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은 16명, 더민주 25명, 국민의당 9명, 정의당 6명이다. 여성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총 51명에 달한다. 전체 당선인 중 여성 비율은 약 17%다. 이 역시 19대(44명) 보다 많다.
인천 부평갑의 새누리당 정유섭 당선인은 14일 전국 지역구 중 가장 박빙인 승부를 벌인 결과 ‘26표’차(0.02%p)로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에 승리했다. 부평구선관위는 두 사람의 득표율이 여러 차례 엎치락 뒤치락하자 당락 결정 후 1422표에 이르는 무효표를 재검토했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벌인 탓에 문 후보 측은 투표함 증거보전 신청과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이다.
‘58’ 20대 총선 투표율
20대 총선 투표율은 58.0%로 최종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210만398명 가운데 2443만74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의 투표율과 재외·선상·거소투표의 투표율도 반영된 수치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18대(46.1%) 이후 19대(54.2%)를 거쳐 상승 곡선을 타게 됐다. 제3당의 출현과 여야의 공천 내홍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박빙의 구도가 연출된 것이 투표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7대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곳은 전남(63.7%)이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대구(54.8%)다. 부산(55.4%), 충남(55.5%), 인천(55.6%), 경북(56.7%), 경남(57.0%), 제주(57.2%), 충북(57.3%), 경기(57.5%), 강원(57.7%), 대전(58.6%), 울산(59.2%), 서울(59.8%), 광주(61.6%), 전북(62.9%), 세종(63.5%) 등으로 집계됐다.
‘73’ 최고령 당선인 서청원
최고령 지역구 당선인은 경기 화성갑의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다. 그는 올해 73세다. 최고령 기록 외에도 현역 최다선(8선) 기록도 세웠다. 헌정 사상 최다선인 9선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준규 전 국회의장,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 3명이다. 서 의원은 20대 총선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상도동계 현역 정치인의 맏형 격이다. 1981년 제11대 국회에서 처음 배지를 달았다.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 상임운영위원, 1986년 민추협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김 전 대통령의 총재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로써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2004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수감됐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2007년 당내 대선 경선에서 인연을 맺은 후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계 핵심’으로 불린다.
최연소 지역구 당선인은 더민주 김해영(부산 연제) 당선인으로 39세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할 경우 최고령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다. 올해 76세로 비례대로만 5번째로 여의도에 입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최연소는 30세의 국민의당 김수민 비례대표 의원이다.
‘77.65’ 전국 최다 득표율
전국 최다 득표율의 영광은 경북 상주·군위·의송·청송의 새누리당 김종태 당선인에게 돌아갔다. 그는 77.65%의 득표율을 얻었다. 김 당선인은 선거구획정에 따라 상주시와 군위·의성·청송군이 합구된 지역구에서 재선의 친박계 핵심 김재원 의원과 당 경선을 치러 승리했다. 초선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다 득표라는 저력을 과시했다.
득표율 2위는 공천 갈등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유승민 당선인(75.7%)이, 3위는 포항남울릉의 새누리당 박명재 당선인이 71.8%로 이름을 올렸다. 4위는 최경환 새누리당 당선인(경산시·69.62%), 5위는 강석호 새누리당 당선인(영양·영덕·봉화·울진·67.58%), 6위는 이철우 새누리당 당선인(김천시·64.25% ) 순이다.
‘132’ 처음 금배지 단 의원 수
초선 의원은 132명으로 전체 당선인의 44%를 차지한다. 이는 17대(187명) 선거 이후 가장 낮은 수다. 18대는 133명, 19대는 148명이었다. 정당별로 새누리당 전체 당선자 122명 가운데 비례대표 17명 포함 45명이 초선 의원이다. 더민주는 전체 123명 중 57명이 초선이며, 국민의당은 38명 가운데 23명이, 정의당은 6명 중 4명이 초선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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