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연임'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광폭행보
2월 유럽, 5월 미국에 이어 15일 일본IR 위해 출국
임기 내 민영화 과업 완수해 연임까지 연착륙 의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해외 광폭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싱가폴과 유럽, 5월 미국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행에 나섰다.
1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 15일 일본 연기금과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 6곳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을 실시하기 위해 동경으로 출국했다.
이 행장의 이번 일본 출장은 1박2일 일정으로 빠듯하지만 우리은행 매각 공고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당초 다음달로 예정된 일정까지 앞당겨 이뤄졌다.
이 행장의 지난 두차례의 해외IR은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등 민영화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두차례의 해외IR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20%에서 25%로 상승했고, 매각 공고 시기를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쇄도하는 등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이번 일본IR은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일본측의 러브콜로 이뤄졌다. 이 행장도 이번 일본 출장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매각 공고가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8~9월에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마지막 해외IR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이 올 상반기에만 지구 한바퀴를 도는 강행군에 나선 이유는 6개월 정도 남은 임기 내에 우리은행 민영화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이 행장은 “임기 내에 민영화 과업을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우리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이 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민영화라는 큰 과제를 떠안았고, 이를 위해 실적 개선, 해외IR 등에 집중했다”며 “현재 민영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이 행장의 임기 내에 민영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금회' 꼬리표 떼고 '연임' 가능할까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곧 이 행장의 연임과 직결된다. 결국 이 행장이 자신의 임기 내에 민영화를 달성할 경우 그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이 행장에게 민영화 과업 달성은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업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영화 = 연임’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시중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이 행장이 취임 전부터 서금회 논란이 있었던 만큼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연임 가능성은 없다”며 “결국 우리은행 민영화가 이 행장 연임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이 행장의 민영화 미션 달성을 위해 연임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 행장의 적극적인 해외IR 행보는 ‘연임’을 위한 노림수가 될 수 있고, 연임은 민영화 성공에 따른 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현재 우리은행 재매각을 위해 상시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매각 일정에 대해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청회 등을 거쳐 8~9월 우리은행 매각 공고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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