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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함경북도에 '물난리'…이 틈타 대량 탈북 나올까


입력 2016.09.08 10:33 수정 2016.09.08 10:33        목용재 기자

대북소식통 "물이 불어나서 두만강 강폭 너무 넓어져서 지금 당장은 무리…물 조금 빠지면 분주한 틈 타 기회 생길 수도"

9월초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연이은 폭우로 두만강 물이 불어나 회령세관(빨간원) 일부가 물에 잠겨있다. 대북소식통 제공

대북소식통 "물이 불어나서 두만강 강폭 너무 넓어져서 지금 당장은 무리…물 조금 빠지면 분주한 틈 타 기회 생길 수도"

북한 함경북도 등지에 수해가 일어나면서 각종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 같은 혼란스러운 틈을 타 함경북도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탈북 시도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권이후 북·중 접경지대에서의 탈북 감시체계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탈북은 어려웠다. 북한 당국의 감시 체계강화로 인해 도강비가 1000만원 이상으로 급상승하면서 탈북자 수도 줄어들었다. 탈북 직후 입국하는 탈북자의 숫자가 급감한 이유다. 김정은 체제 이후 국내로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일정기간 동안 중국 등 제3국에서 체류하다가 들어온 케이스가 대다수다.

7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수해로 인해 회령, 온성 등지의 피해가 가장 극심하고 회령 세관 등 북중 접경지역이 물에 잠겼다. 특히 불어난 두만강 물로 인해 강폭이 넓어져 물이 줄어들지 않으면 쉽게 탈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경경비대의 초소가 무너지는 등 국경 지역에서의 탈북 감시체계가 약화됐지만 물이 불어나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물이 조금 줄어드는 시점에서 만반의 준비를 한 사람들의 경우, 평소보다 탈북이 수월하다는 것이 몇몇 대북소식통의 관측이다. 수해를 입은 두만강변 및 수해복구 작업에 북한 당국이 집중하면 탈북감시 체계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해지역인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대북소식통은 '데일리안'에 "국경 상황을 보면 국경 초소가 대부분이 물에 잠긴 상황이지만, 물이 불어난 상황에서 탈북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탈북의 순간을 준비해왔던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다. 물이 조금 빠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구명조끼나 튜브, 아니면 플라스틱 기름통을 이용해 도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혜산 출신의 탈북자도 "고령인 어머니가 탈북 시기를 노리다가 비가 많이 오는 7월말에 튜브를 타고 도강해 한국으로 들어오셨다"면서 "강우량이 많아지면 국경경비대의 감시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어 이를 노렸다. 다만 직선으로 건널 수 없기 때문에 물살의 강도 및 속도와 도강 종착지를 계산해 건너야하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강우량이 많은 시기 탈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상당수다. 물이 불어난 만큼 위험하기 때문에 목숨을 담보로 할 만큼의 '도박'이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수해로 60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실종됐으며 논밭 7980정보 침수, 2100여 정보가 매몰·유실됐다고 보도했다. 10호 태풍 라이언록이 함경북도에 상륙하면서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또한 560동의 공공건물, 30동의 생산건물, 20동의 교육기관건물이 파괴 및 침수됐으며 7만 9800여 미터의 도로, 6개소의 다리, 1개의 발전소가 피해를 입었다.

통신은 "함경북도의 큰물피해복구사업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적 큰물피해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파괴된 살림집들과 공공건물 등을 빠른 시일내에 복구하기 위한 대책들을 세우고 있다"면서 "물도랑치기와 강하천제방 쌓기 등을 적극 내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대북소식통은 본보에 "북한 매체에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까지는 정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의 외부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북한 당국은 관련 대책을 제대로 마련해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어떤 피해에 대한 지원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만큼의 보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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