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올 시즌 총 9번의 공식경기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 라이벌로 꼽힌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승리한데 이어 리그 5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묀헨글라트바흐(독일)에 4골차 대승을 거두며 순항중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FC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굴지의 명문클럽들을 이끌며 무수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일각에서는 우승하기 쉬운 강팀들을 맡아 성적을 냈다는 평가도 따라다녔다.
이에 뚜렷한 절대강자가 없는 EPL이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전무한 맨시티는 우승청부사로서 과르디올라의 진정한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팀이다.
시즌을 앞두고는 천하의 과르디올라도 단시간에 EPL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맨시티는 보란 듯이 초반부터 독주체제를 질주하고 있으며, 단시간에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가 전술적으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존재한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맨시티가 승승장구하고 있음에도 몇몇 선수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눈 밖에 난 골키퍼 조 하트는 이탈리아 토리노로 임대를 떠나야했으며, 미드필더 야야 투레도 전력에서 배제돼 벤치만 달구고 있는 상황이다.
감독이 교체되면 아무래도 새 감독의 전술적 성향에 따라 중용되는 선수들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하트와 투레는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들이 아닌 지금의 맨시티를 강호로 발돋움시키는데 기여한 최고의 일등공신이자, 팀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들이었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의 비정함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도자 경력 초창기부터 선수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감독중 하나다.
리오넬 메시나 필림 랍처럼 자신의 축구철학에 잘 부합하고 아끼는 선수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감독이지만, 전술적으로 맞지 않거나 사이가 틀어질 경우에는 지나칠 정도로 냉대할 만큼 피아 구분이 명확한 유형이다.
대표적인 악연으로 유명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는 바르셀로나 시절 이후 사실상 원수나 다름없는 사이가 됐다. 야야 투레는 바르셀로나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외면 당하고 맨시티로 와서 성공 가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엔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뮌헨 사령탑 시절에는 구단 의료진이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충돌로 전원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투레의 에이전트가 과르디올라의 홀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에이전트의 사과 없이 투레의 출전도 없다며 강경한 대응을 보이기도 했다. 투레를 희생양삼아 팀의 기강을 확실히 다지며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물론 명장이라면 팀 운영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소신도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너무 가혹한 게 아니냐는 논란 또한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권위를 뒷받침하는 힘은 뛰어난 성적이다. 바르셀로나와 뮌헨에 이어 맨시티에서도 그는 초반부터 월등한 성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문부호들을 불식시켜가고 있다. 성적이 잘 나오는 동안은 어느 누구도 과르디올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맨유 부임 이후 역시 초반 순항하던 무리뉴 감독이 최근 3연패에 빠지며 급격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장기레이스에서 언제든 고비를 맞을 수 있다.
과감한 숙청 속에서 맨시티에 빠르게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나가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앞으로도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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