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태극마크 단 노경은, 호주전 2이닝 무실점 역투
선발 손주영 갑작스러운 부상에도 마운드 올라와 위기 넘겨
류현진은 최대 승부처 대만전 선발 중책, 칼날 제구로 후배들에게 귀감
WBC 1라운드서 맹활약한 노경은. ⓒ 뉴시스
베테랑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생각은 옳았다.
이정후는 지난해 2월 미국 스프링캠프 기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작년 프리미어12를 보니까 세대교체가 다 됐더라. 그런데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를 탈 때는 확 타는데, 가라앉으면 이끌어 줄 선수가 없다”며 대표팀 세대교체에 대해 소신발언을 했다.
그는 “대표팀은 경험 쌓으라고 가는 데는 아니다”라면서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 베테랑들을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때 마침 이번 WBC에 류현진(한화)과 노경은(SSG) 등 베테랑들이 중용 받으며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호주를 꺾고 극적으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를 통과한 야구대표팀은 마운드가 불안하다는 평가 속에 39세 류현진과 42세 노경은 등 베테랑들이 눈부신 활약이 빛났다.
노경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전와 경기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선발 손주영이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으로 1회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등판한 노경은은 2회말 선두타자 로비 글렌디닝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릭슨 윙그로브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위기를 남겼다. 이어 제리드 데일을 3루수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베테랑 타자 팀 케널리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2024년 메이저리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기대주 트래비스 바자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현역 메이저리거인 커티스 미드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노경은이 안정감을 보인 사이 대표팀은 문보경의 선제 투런포를 시작으로 타선이 폭발하며 4-0으로 앞섰다. 결국 한국은 7-2로 이겼고,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놓은 노경은은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이날 호주전 포함 조별리그에서 3경기에 나와 3.1이닝 무실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3년 WBC에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13년 만에 42세의 나이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이번 대회 관록투로 태극마크의 자격을 증명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노경은에게는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로 고마워했다.
류현진. ⓒ 뉴시스
16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39세 류현진의 존재감도 큰 힘이다.
이제 태극마크를 내려놔도 이상하지 않을 위치에 있지만 류현진은 이번 WBC 출전에 의욕을 내비쳤고, 결국 류지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당초 대표팀의 조별리그 최종 분수령은 대만전이었는데 류지현 감독은 고심 끝에 베테랑 류현진에게 선발 중책을 맡겼다.
부담을 안고 대만전에 오른 류현진은 3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비록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패했으나 한국은 류현진을 앞세워 경기 초반 대만과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류현진은 대만전에서 최대 강점인 칼날 제구를 앞세워 사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최근 국제대회서 젊은 투수들이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볼넷을 남발해 위기를 자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의 투구는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