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오는 3월 열리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중계를 맡은 jtbc의 해설위원으로 선정되어 마이크를 잡는다.
박찬호와 WBC는 인연이 깊다. 박찬호는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야구 대표팀의 4강 신화에 기여했다. 당시 박찬호는 투수로서 전성기가 다소 지났다고 평가받던 시점에서도 대표팀에 합류하며 선발-불펜을 오가며 빼어난 활약을 펼쳐 클래스는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특히 “30년간 일본을 넘볼 수 없도록 하겠다”며 기세등등하던 스즈키 이치로를 만나 범타로 돌려세우며 한국의 승리를 확정짓던 장면은 지금도 팬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박찬호는 지난 2013년 3회 WBC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등에서도 이미 해설위원 역할을 맡은 바 있어 마이크를 잡는 것이 낯설지 않다. 지난 WBC에서는 비록 한국대표팀이 1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을 겪으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박찬호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팬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해설로 화제를 모았다.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박찬호의 또 다른 별명은 ‘투 머치 토커’다. 입담이 좋고 소통을 워낙 즐기는 성격이라 때로 수다스러울 만큼 말이 많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지난 WBC에서 조기탈락으로 못다 보여준 입담을 이번 대회에서는 마음껏 풀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찬호는 지나치게 솔직한 해설로 구설에 오르내린 적도 있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전 중계 도중 현역 시절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과의 일화를 언급하며 ”오재원이 내야 땅볼을 쳤는데 발에 맞았다고 우겨 파울로 처리됐고, 결국 볼넷으로 출루했다”고 폭로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박찬호의 발언이 알려지며 오재원은 적지 않게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오재원은 이후 “투수 쪽에서는 안 맞았다고 생각되었을 수도 있지만 분명 맞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해 진실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물론 박찬호 입장에서는 악의 없이 재미를 위하여 가볍게 던진 이야기일수 있지만, 굳이 국제대회에서 출전하고 있는 후배를 옛날이야기를 들춰내며 저격하는 듯한 발언은 경솔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박찬호는 결승전 중계에 앞서 오재원에게 사과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투 머치 토크’의 부작용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2017년 WBC 1라운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고척돔)에서 열린다. 한국야구로서는 지난 대회 1라운드 탈락의 명예회복이라는 목표도 안고 있다. 한국야구의 살아있는 역사인 박찬호의 유쾌하고 솔직한 입담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WBC를 즐기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