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3일 니퍼트와 총액 210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했다. 외국인 선수 연봉의 200만 달러 돌파는 역대 최초이며, 지난해 한화 로저스의 190만 달러를 넘어선 금액이다.
니퍼트의 연봉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는 지난해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이라는 특급 성적을 찍으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크게 공헌했다. 니퍼트 개인적으로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물론 MVP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011년 두산에 입단한 니퍼트는 한국 생활 7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뛰어난 실력은 물론 인품과 낯선 곳에서의 적응 등 모범 외국인 선수의 교과서로 불린 니퍼트다.
니퍼트는 입단 첫해 29경기에 나와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단숨에 두산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6년간 그가 거둔 성적 역시 80승 35패 평균자책점 3.38로 아주 훌륭하다.
그렇다면 니퍼트의 한국 생활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아쉽게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니퍼트와 같은 외국인 선수들의 형편이다.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이 1년 단위로 이뤄져 부진할 시 곧바로 퇴출된다는 구조 때문이다. 이들을 보호해줄 장치가 KBO리그에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사실 1년 전만 하더라도 니퍼트의 KBO리그 잔류는 불투명해 보였다. 부상으로 인해 90이닝 소화에 그쳤고, 나이에 따른 노쇠화가 아닌가란 시선이 쏠렸다. 즉시 전력감인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대체 선수를 물색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물론 몸값을 낮춰 재계약에 성공한 니퍼트는 지난 시즌 보란 듯이 완벽한 모습으로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모두 씻어냈다.
KBO리그 규정을 살펴보면 각 팀 외국인 선수는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와서야 3명 보유로 겨우 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가까운 일본프로야구를 살펴보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구단이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육성선수를 포함해 제한이 없다는 것이 한국과 큰 차이다. 물론 1군에서는 4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투수 4명, 타자 4명으로는 불가능하다. 투수를 3명 등록했으면, 반드시 타자 1명이 포함되어야 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BO리그와 비교하면 훨씬 합리적이고 개방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10년 이상 뛴 외국인 선수는 아예 국내 선수로 취급된다는 이점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알렉스 라미레스와 54홈런을 기록했던 알렉스 카브레라가 있다.
만약 일본의 규정이 도입된다면, 니퍼트가 한국에서 보다 오래 뛸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보유한도가 무제한이라 2군에 몸담아 컨디션을 조절할 시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10년 차를 채우게 될 경우 국내 선수로도 분류될 수 있다.
일명 ‘니퍼트법’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야구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는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 규정 개정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보유 한도가 늘어나거나 제한이 없어질 경우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쪽은 국내 선수들이기 때문에 선수협회에서 강한 반대에 나설 것이 불 보듯 빤하다.
90년대말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한국프로야구는 리그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부분에 대부분 동의한다. 퓨처스 리그(2군)도 마찬가지다. 육성군 성격의 퓨처스리그가 아닌 보다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된다면, 흥행을 불러올 수도 있고 제대로 된 리그 운영도 가능하다. 보다 열린 자세가 필요해 보이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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