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명태균, 8시간 대질조사…김건희특검 판단 주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11.08 22:37  수정 2025.11.08 22:37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특검팀 동시 출석

오세훈 "양측 평행선" vs 명태균 "쟁점 정리돼"

이날 대질신문 토대로 여론조사 대가성 등 판단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8일 오전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불러 8시간가량 대질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대질조사에서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그렸다고 평가했으나, 명씨는 쟁점이 정리됐단 입장을 밝혀 향후 특검팀 판단이 주목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오전 8시59분께, 명씨는 9시14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로 각각 출석했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 명씨는 참고인 신분이다.


이번 대질신문은 오 시장이 먼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양측을 동시에 불러 진술 신빙성을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로부터 비용 3300만원을 대납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오 시장 측은 김씨의 비용 지급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명씨는 오 시장이 김씨의 '윗선'으로 대납을 지시했다고 주장해왔다. 현행법상 정치자금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낼 수 없어 오 시장이 김씨에게 돈을 빌리는 형식으로 대금을 대납케 했다는 게 명씨 주장이다.


두 사람의 대질신문은 오전 9시40분께 시작해 오후 6시께 종료됐다. 특검팀은 이날 명씨 진술에 신빙성을 더하는 정황을 대질신문 도중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오 시장이 보궐선거 당시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비용을 직접 줄 수 없어 김씨에게 빌리러 간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해왔는데, 이를 뒷받침할 통화 당일 김씨의 행적을 이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오후 8시 46분께 조서 열람을 끝낸 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진술의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며 "기억이라는 게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나 김씨에 대한 부분의 진술이 어떤 사건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상당히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명씨에 이어 오후 9시17분께 조사실에서 나온 오 시장은 "양쪽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긴 했지만 그래도 말하는 정황이나 이런 걸 보면 특검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납이 있었냐 없었냐, 비공표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는 부분에 대해 내가 오전에 들어가면서 (여론조사) 회원 수를 대폭 부풀렸다는 기사를 인용했는데 그 부분도 똑같이 서로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여론조사 수수·비용 대납 정황의 인지 여부와 여론조사의 대가성 등을 판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