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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론'에 몰린 반기문 '개헌카드'로 돌파 가능한가?


입력 2017.01.31 17:16 수정 2017.01.31 17:25        이충재 기자

긴급 기자간담회 "개헌하려는 정당‧정파 모여라"

'비문'세력과 연대-세 확산…'제3지대' 강공전략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31일 서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위기론에 몰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승부수는 '개헌카드'였다. 반 전 총장은 31일 서울 마포 캠프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 전에 개헌을 하려는 정당‧정파가 한 자리에 모여 개헌을 실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모호한 정치행보로 '빅텐트'가 동력을 잃자 정면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반 전 총장에게 흩어진 제3세력을 다시 엮어줄 끈이 바로 개헌이다.

한층 정치적인 메시지…문재인 겨냥 "패권 뒤에 숨지 말라"

이날 반 전 총장의 메시지는 한층 정치적이고 노골적이었다. "모든 정당과 정파 대표들에게 '개헌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개헌의 실질적인 주체가 되겠다"고도 했다.

타깃도 명확하게 잡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정권교체 뒤에 숨은 패권추구 욕망을 더 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며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핑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촛불민심에 대해 "국민의 열망은 이제까지 잘못된 정치로 인해 쌓이고 쌓인 적폐를 확 바꾸라는 뜻"이라며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는 약간 변질된 면도 없잖아 있다"며 "다른 요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은 경계해야 하고, 조심스럽게 주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 '약발' 먹힐까…문재인 '임기초 개헌' 방어벽

이제 관심은 반 전 총장의 '개헌카드'가 통하느냐다.

당장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에선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올해 초 "정치에서 왜곡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선 개헌밖에 없다"며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설 연휴에는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만나 '개헌 연대'에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선 전 개헌이 어렵다'는 현실론에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벚꽃대선'이 열릴 경우, 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개헌론이 정치판을 흔들기 위한 '정치공학'의 단골 이슈였던 만큼 여론의 역풍도 감안해야 한다.

실제 역대 대선에서는 개헌을 둘러싼 권력구조 개편 방식 등을 두고 논쟁을 벌인 바 있지만, 후보 간 연대의 끈이 되진 않았다. 이에 반 전 총장은 "개헌 특위가 일부 정당이나 정파 반대로 제 기능을 못할 경우 개헌 추진의 실질적인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 전 대표는 이미 '임기초 전면개헌'으로 방어벽을 쳐놓은 상황이다. 개헌 시기로 뭉칠 수는 있어도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춘 개헌론이 '반문연대'의 고리가 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 벚꽃대선 얘기가 나오는데, 그 전에 개헌하겠다는 것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상태에서 개헌을 한다는 것은 맞지도 않고, 이게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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