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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마지막 변수 김종인, '민주당 잔류'로 기우나


입력 2017.02.07 15:56 수정 2017.02.10 08:28        문현구 기자

국민의당-손학규 통합에 "무슨 변화 있겠나" 시큰둥

당내 반문세력 결집…'문 vs 안' 양강구도 구축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가 지난 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으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권에서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주축으로 꼽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어디로 방향을 정할지 연일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를 에워싸고 범야권을 비롯해 보수정당 쪽에서도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는 가운데 김 전 대표가 어떤 선택을 취하느냐에 따라 '문재인 대항마'가 나올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김 전 대표는 이른바 '제3지대'를 기반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끌어들여 중도·보수층까지 끌어안는 '빅텐트'를 세우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지난 1일 반 전 총장이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반 전 총장 하차 이후 김 전 대표는 '반문' 진영을 중심으로 세력연대를 통한 정치개혁에 주안점을 두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고민 중인 상황인데, 탈당은 물론 대선출마까지도 고려한다는 얘기가 끊임없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는 '사당화'와 '패권정치' 등으로 지적받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대안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깔려 있다.

국민의당 통합세력 '러브콜'에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

우선, 범야권 가운데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하려는 쪽에서 김 전 대표의 합류를 강하게 원하는 모양새다. 7일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먼저 가서 잘 하라'고 말했다"며 연결의 의미를 부여하려 애썼다.

손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발표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통합을 선언한다고 미리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손 의장은"(김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온다는 얘기나 이런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통합이라고 하는 개혁 세력의 결집이 곧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의장과의 바람과는 달리 김 전 대표는 아직까지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뒤 '손 의장과 국민의당의 통합으로 판도에 변화가 있겠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무슨 변화가 있겠냐"고 답했다.

또한, 김 전 대표는 '제3지대에서 (김 전 대표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는 말에도 "자기네들끼리 한다는데 그걸 내가 뭐라고 그렇겠냐"고 말했다.

반 전 총장 영입에 공들였던 바른정당 또한 대안으로 김 전 대표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고,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영입을 고려하는 이유인데, 김 전 대표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7 국민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외연 확장 '길잡이' 여부 관심사

김 전 대표의 행보는 오히려 당에서 문 전 대표와 겨룰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해 '킹메이커'로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커가는 분위기다.

안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비롯해 당 예비경선 후보군이던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이 잇따라 대선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반문' 진영의 결집을 노릴 요인이 생긴 탓이다.

박 시장과 김 의원 등의 지지층을 안 지사쪽으로 흡수시키는 것에 대해 김 전 대표가 '지략가'로 나서 성공시킬 경우 '문재인과 안희정'이라는 양강구도를 짤 수 있기에 김 전 대표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반문' 진영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신중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결정을 내릴 때는 확신을 갖고 행동하신다"며 "오래전부터 '비패권정치'에 대한 의지를 갖고 계신 만큼 당 내부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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